사상 첫 올림픽 메달 획득을 노리는 올림픽 축구대표팀이 스위스를 제물로 8강 진출 가능성을 키웠다. 대표팀은 이제 1차 목표인 조별리그를 넘어 당당히 조1위로 진출, 본격적인 메달 프로젝트를 가동할 계획이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30일(이하 한국시간) 영국의 시티오브코번트리스타디움에서 끝난 스위스와의 런던올림픽 B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2대1로 이겼다. 멕시코와의 1차전에서 0대0 무승부로 아쉬움을 남겼던 대표팀은 1승1무(승점 4)를 기록, 조2위에 자리했다. 가봉을 2대0으로 꺾은 멕시코가 골득실로 앞서 조1위. 각 조1ㆍ2위가 8강 토너먼트에 진출한다. 한국은 1948 런던대회와 2004 아테네대회에서 달성한 8강이 역대 올림픽 최고 성적이다.
대표팀은 가봉과의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무승부만 해도 최소 조2위로 8강에 오르는 유리한 고지를 점했지만 고삐를 늦추지 않겠다는 각오다. 홍 감독은 "가봉과 비긴다는 생각은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가봉전은 오는 8월2일 오전1시 '축구 성지' 웸블리스타디움에서 열린다.
◇경우의 수는 필요 없다=한국은 가봉에 지더라도 멕시코-스위스전 결과에 따라 턱걸이로 8강에 오를 수도 있다. 하지만 대표팀의 머릿속에 복잡한 경우의 수는 들어 있지 않다.
멕시코전에서 주도권을 잡고도 골문을 열지 못했던 대표팀은 유럽의 강호 스위스를 상대로 두 골을 넣으며 골 가뭄을 해갈했다. 그것도 멕시코전에서 상대적으로 움직임이 둔했던 원톱 박주영(아스널)과 왼쪽 날개 김보경(카디프시티)이 선제골과 결승골을 터뜨려 더욱 고무적이다. 멕시코전에서 유효 슈팅이 없었던 박주영은 후반 12분 남태희(레퀴야)의 크로스를 다이빙 헤딩 골로 연결했다. 경기 중 턱과 왼쪽 무릎을 다쳐 세 바늘씩을 꿰맸지만 심각한 부상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김보경도 1대1로 맞선 후반 19분 고난도 왼발 발리 슈팅으로 결승골을 뿜었다. 홍 감독은 김보경을 두고 "언제든지 팀을 위해 결정적인 한방을 날릴 수 있는 중요한 선수"라고 칭찬했다.
대표팀은 개인기 중심의 멕시코와 힘과 조직력이 좋은 스위스를 잇따라 상대했다. 아프리카 특유의 개인기와 체력을 갖춘 가봉을 만나기에 앞서 자연스럽게 대비가 된 셈이다. 지난 20일 세네갈과의 평가전에서 3대0으로 완승한 것도 자신감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세네갈과 리턴 매치(?)=한국이 조1위를 하면 A조 2위와 맞붙고 2위로 올라가면 A조 1위를 만난다. 현재 A조 1ㆍ2위는 영국과 세네갈이고 3위인 우루과이도 진출 가능성이 있다. 영국과 우루과이는 우승 후보로 꼽히는 강팀. 특히 영국은 종주국 이름값에 전력이 못 미치기는 하지만 홈 어드밴티지가 걱정이다.
세네갈도 한국과의 평가전 때와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이며 돌풍의 핵으로 떠올랐다. 약체인 아랍에미리트(UAE)전을 남겨둬 A조에서 8강 진출에 가장 근접한 팀이기도 하다. 홈팀인 영국을 맞아 무승부로 선방한 세네갈은 우루과이전에서는 한 명이 퇴장당하고도 2대0으로 이겼다. 우루과이는 루이스 수아레스(리버풀), 에딘손 카바니(나폴리) 등 빅 클럽 공격 자원들을 투입하고도 영패를 면치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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