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의 모범 교과서를 만들겠다” 올해 검찰의 최대 숙원사업중 하나인 ‘수사전범(典範)’ 태스크포스(TF) 팀장을 맡은 임권수 서울고등검찰청 검사(50·연수원 16기)의 일성이다. 수사전범은 피의자 신문의 방식, 압수수색의 한계 등 수사의 기준을 정해 ‘과잉수사’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한 것으로, 지난해 말 취임한 임채진 총장이 선정한 검찰의 핵심 전략과제다. 이미 일부 내용들이 발표되긴 했지만, 아직 종착역에 도달했다고 보긴 어렵다. 이 때문에 임 총장은 최근 9명의 대검 연구관으로 구성된 수사전범 태스크포스(TF) 팀을 확대 구성하고, 임 검사를 팀장에 임명했다. 임 검사는 “최근에는 많이 사라졌지만 아직까지 무리한 밀어붙이기식 수사로 검찰을 원망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며 “검찰이 국민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표준화된 수사 방식을 담은 매뉴얼이 필수적”이라며 앞으로 TF팀이 고민해야 할 일단을 내비쳤다. 고검 검사는 일반적으로 일선 지검으로 나가지 전에 잠시 쉬어가는 자리로 여겨지지만 임 검사는 올해 초 수사전범 초안을 작성하라는 임 총장의 특명을 받고 서울고검에서 대검으로 파견돼 팀장까지 맡았다. 임 검사가 중책을 맡게 된 것은 능력도 능력이지만, 법무연수원에서 함께 근무했던 임 총장과의 인연도 알게 모르게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임 검사가 동료 검사 2명과 함께 쓴 ‘M&A 법제 연구’라는 책을 당시 연수원장이던 임 총장이 감수했던 인연이 오늘까지 이어져오고 있다는 것이다. 1987년 서울지검 남부지청 검사를 시작으로 대검 과학수사과장, 서울지검 형사부장 등을 두루 거친 임 검사. 스스로가 “검찰 생활 20년 넘었지만, 반드시 범인을 잡아 넣어야겠다는 생각에 다소 강압적인 수사를 한 경우도 있었던 것 같다”고 고백하고 있는 임 검사가 후배 검사들이 수사현장에서 실질적으로 참고할 만한 ‘교과서’를 내놓을 수 있을 지 관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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