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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수입차 업계 성장의 독

수입차 전성시대다. 국산차는 안방인 내수시장에서 마이너스 성장이 이어지지만 수입차는 씽씽 잘만 달린다. 지금 추세대로면 올해 약 20%의 성장도 가능할 태세다. 지난해 최초로 연간 판매량 10만대 시대를 달성한 수입차 업체는 당분간 지금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성장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수입차 업체들은 볼륨 확장에 여념이 없다. 일단 가격 인하에 혈안이 돼 있다. 각종 신기술이 들어간 신차를 내놓으면서도 가격은 1,000만원씩 내리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국산차 입장에서는 납득이 되지 않는 상황이다.

수입차들은 당장 안 사도 좋으니 "일단 타보시라"며 고객을 유혹하기도 한다. 이른바 유예 금융 프로그램이다. 차 값의 일부를 보증금으로 내고 매달 일정 금액을 지불하는 일종의 '임대 계약'인 셈이다. 개인 고객, 20~30대 수입차 오너 비중이 크게 늘어난 이유다.

수입차 업체들은 앞다퉈 금융회사들을 만들어 고객 유치에 나섰고 성공했다. 지난해 기준으로 BMW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1조8,691억원)와 메르세데스-벤츠 파이낸셜(1조2,221억원)의 자산 규모는 국내 할부금융 3위 업체인 우리캐피탈(1조3,693억원)을 능가하거나 맞먹는다.

수입차는 차를 팔고 할부 금융사는 이자 놀이로 돈을 버는 구조다.



이런 시스템이 오래갈 수 있을까. 당장의 달콤함 뒤에는 쓰디 쓴 독이 따르게 마련이다.

유예 금융 프로그램으로 고객을 늘리고 있지만 상당수는 계약 기간이 만료되면 잔금을 낼 여력이 없는 사람들이다. 몇 년 더 기간을 연장할 수 있지만 결국 차를 반납하게 되면 이들이 사용했던 차는 중고 수입차 시장으로 쏟아질 가능성이 크다. 중고차가 늘어나면 신차 가격은 물론 판매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서비스는 뒷전인 업체들의 불만은 이미 폭발 직전이다. 서비스센터 확충에 노력하고 있지만 고객들은 제 차를 고치려고 짧게는 며칠, 길게는 한 달 가까이 기다려야 하는 불편함에 실망을 감추지 못한다.

한번 등을 돌린 고객들의 마음을 다시 사로잡기 위해서는 더 큰 노력이 필요하다. 성장에 취해 당장의 성과에만 만족하는 수입차 브랜드가 있다면 겸허하게 자신을 되돌아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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