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감상실 DVD상영은 저작권 침해'

비디오방이나 DVD방 등 영화감상실에서 저작권자의 허락없이 DVD를 틀어주면 저작권 침해에 해당한다는 대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비디오방 등 영화감상실 업주들의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대법원2부(주심 양승태 대법관)는 DVD방을 운영하면서 저작권료를 내지 않고 영화를 상영한 혐의(저작권법 위반)로 기소된 이모씨에게 벌금 3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7일 밝혔다. 이씨는 지난 2006년 12월 자신이 운영하는 서울 양천구 DVD방에서 영화 ‘괴물’을 상영한 혐의로 기소돼 1ㆍ2심에서 벌금 30만원을 선고 받고 대법원에 상고했으나 대법원이 이를 기각한 것. 재판부는 “피고인의 행위는 저작권법상 ‘공연’, 저작물을 공중에 공개하는 것에 해당된다”며 “DVD에 ‘대여용’이라고 찍혀 있어도 영리를 목적으로 공개상영까지 허락했다고는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협회가 저작권을 위탁 받았는지 여부 및 협회에 저작권료를 내야 하는 사실을 피고인이 알지 못했다 하더라도 저작권법 위반죄의 성립에 문제가 없다고 본 원심 판단 역시 정당하다”고 덧붙였다. 저작권법상 ‘대여권’은 판매용 음반의 영리목적 대여에만 해당하기 때문에 비디오나 DVD 대여점이 돈을 받고 손님에게 빌려줄 경우 저작권료를 따로 내지 않는다. 하지만 이를 틀어주는 영화감상실의 행위는 저작권법상 ‘공연권’에 저촉돼 저작권자의 허락이 필요하다. 한국영상산업협회는 2005년 11월 문화관광부로부터 저작권신탁관리업 허가를 받은 뒤 영화제작사 및 배급사의 위탁을 받아 비디오ㆍDVD 등의 공연권 명목으로 영화감상실 방 1개당 월 5,000원 정도의 저작권료를 받고 있다. 일부 비디오ㆍDVD방 업주들은 이를 거부했으며 협회는 이들을 저작권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대법원이 협회의 손을 들어줌에 따라 앞으로 비디오방과 DVD방에선 협회에 저작권료를 지불해야 할 전망이다. 이에 따른 수익성 악화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않고, 관람객으로부터 대가를 받지 않는다면 학교나 교회 등에서 영상저작물을 저작권자의 허락 없이 공개 상영하는 것은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