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6대 광역시의 상공계 수장을 뽑는 상공회의소 회장 선거가 종전 합의추대에서 경선구도로 급변하고 있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변화의 요구가 '경선'으로 표면화됐다는 지적과 함께 분열을 야기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어 향후 지역경제 판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다.
16일 전국 광역시 상공회의소에 따르면 부산·인천·대구·광주·대전·울산 등 6대 광역시 가운데 대구와 광주를 제외한 4개 광역시의 상공회의소 회장 선거가 모두 경선으로 치러진다. 지난 2012년과 비교했을 경우 3년만에 상황이 완전히 바뀌었다. 당시 선거는 모두 합의 추대방식이었으나 올해는 대부분이 경선구도다. '좋은 게 좋다' 라는 이유로 경선이 아닌 추대 형식 등을 추구하는 선출 방식이 조직 내부는 물론, 경제계 전반의 목소리를 담기 힘들다는 변화의 목소리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하지만 반대 의견도 있다. 경선을 통해 상공회의소에 대한 인식을 제고 할 수 있는 장점도 있으나 지역경제계가 불신과 파벌이 조성돼 분열하는 양상을 보일 수 있다는 우려도 만만치 않다.
전국 6대 광역시 상의회장 선거는 지난달 26일 울산상의를 시작으로 오는 20일 광주상의를 끝으로 선거가 모두 끝난다. 울산 상의의 경우 6년 만에 경선이 치러졌다. 전영도 일진기계 사장과 강석구 진산선무 대표가 경선에 치른 결과 전 사장이 울산상의 회장에 당선됐다. 대전상공회의소도 지난 11일 대전 유성호텔에서 박희원 라이온켐텍 대표를 제22대 대전상공회의소 신임 회장으로 선출했다. 박 대표 역시 경선속에 당선됐다. 대전상의 한 회원은 "회장선출 과정이 경선으로 치달으면서 과열된 만큼 향후 회원사간 분열과 갈등을 어떻게 풀어가느냐가 대전상의의 발전에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상공회의소도 지난 12일 임시 의원총회를 열고 이강신 영진공사 대표를 차기 회장으로 선출했다. 이 신임 회장은 이날 선거에서 61표를 획득, 53표를 얻은 대주중공업 대표 박주봉 후보를 눌렀다. 당초 합의 추대 방식으로 회장을 선출하려 했으나 박 대표가 뒤늦게 회장선거에 뛰어들면서 경선으로 치러야만했다.
17일 치러질 제22대 부산상공회의소 회장 선거도 경선 구도다. 조성제 현 상의회장과 박수한 KCC전자 대표가 회장 자리를 놓고 경쟁한다. 박 대표가 상의 회장에 출마를 선언하면서 조성제 현 부산상의 회장과 지난 2003년 이후 12년 만에 회장 선출을 위한 투표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부산상의 한 인사는 "조 회장과 박 대표가 경선을 벌일 경우 인지도나 지명도 등으로 미뤄볼 때 결과는 어느 정도 예측되지만, 박 대표가 얻는 표는 지난 3년간 조 회장에 대한 평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오는 20일 선출을 앞두고 있는 광주상공회의소는 이날 오후 박흥석 현 광주상의 회장이 차기 회장 선거에 출마하지 않기로 입장을 정리해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이 경선업히 합의 추대형식으로 광주 상의 회장에 오르게 된다. 또 대구상의는 오는 19일 신임 회장에 진영환 삼익THK 회장을 추대키로 합의했다. 그동안 대구경제계 수장 자리를 놓고 진 회장과 이재하 삼보모터스 회장이 경쟁, 경선 가능성도 제기됐으나 최근 이 회장이 전격 양보하면서 합의 추대로 새 회장을 선출한다.
한 광역시 상의 관계자는 "최근들어 전국적으로 신임회장 선출이 경선방식으로 진행된 것은 과거의 획일적 추대방식에서 변화를 꾀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면서도 "각 상황에 맞게 지역 경제계와 함께 새로운 수장을 고민하는 축제의 장이 되지 못한 채 파벌로 흘러가는 모습은 안타깝다"고 말했다.
전국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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