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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반환점을 돌아 종반으로 치닫고 있다. 잇따른 이변으로 연일 충격에 휩싸였던 대구스타디움은 막바지에 접어들며 또 어떤 드라마를 팬들에게 선보일까. 여전히 스타는 넘쳐나고 그들이 깨야 할 기록도 쌓여 있다. ◇우린 아직 끝나지 않았다=‘번개’ 우사인 볼트(25ㆍ자메이카)는 실격의 충격을 빠르게 떨쳤다. 최고 하이라이트인 남자 100m 금메달은 허망하게 놓쳤지만 200ㆍ400m 계주 2연속 2관왕은 지키겠다는 마음가짐이다. 3일 오후9시20분 펼쳐지는 200m에서는 적수가 없다. 스타트 강박에 시달릴 필요도 없다. 볼트는 허리와 아킬레스건 부상 후유증에도 올 시즌 랭킹 1위(19초86)의 기록을 냈다. 뭔가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이 자신이 보유한 세계기록(19초19)을 깰 동기부여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이어 4일 오후9시 계주에서는 미국과의 금메달 다툼이 볼 만할 전망이다. 남자 400m에서 각각 3ㆍ5위에 올라 화제가 된 케빈ㆍ조너선 보를레(23ㆍ벨기에) 쌍둥이 형제도 다시 한번 관중을 헷갈리게 만든다. 둘은 2일 1,600m 계주 결선(오후9시15분)에서 호흡을 맞춘다. 동생 케빈과 형 조너선은 이미 지난해 유럽선수권 계주에서 동메달을 합작한 경험이 있다. ◇선남선녀 한자리에=3일 저녁 무렵에는 대구스타디움의 필드가 눈부시게 빛난다. 육상계의 대표 ‘꽃미남ㆍ꽃미녀가 한자리에 서기 때문이다. 오후 7시 여자 높이뛰기 결선에 블랑카 블라시치(28ㆍ크로아티아)가 등장하고 10분 뒤 안드레아스 토르킬드센(29ㆍ노르웨이)이 출전하는 남자 창던지기 결선이 벌어진다. 193㎝의 늘씬한 몸매를 자랑하는 블라시치는 세계선수권 3연패에 도전하고 ‘노르웨이의 데이비드 베컴’으로 불릴 만큼 수려한 용모의 토르킬드센은 2연패를 노린다. 허벅지 부상에도 불구하고 “TV로 지켜볼 수는 없다”며 출전을 강행한 블라시치는 특히 ‘10년 라이벌’ 안나 치체로바(29ㆍ러시아)와 충돌한다. 10년 넘게 블라시치를 추격해온 치체로바는 맞대결 전적에서 12승50패로 열세지만 올 시즌 2m07을 넘는 등 상승세가 무섭다. 개인 최고기록이 2m08인 블라시치에 턱밑까지 따라붙은 것이다. 치체로바 역시 빠지지 않는 미모를 지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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