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빙 앤 조이] 어렵게 입사했다 특별하게 시작한다

단순한 지식전달 교육 탈피

40km 산악행군·극기훈련… 사내기자 돼 선배 취재도

경기 불황으로 신입 사원들의 강한 정신력이 요구되는 가운데 금호건설은 지난 1월 말 무박 2일 일정으로 신입사원 오대산 산행 훈련을 가졌다.

한국스마트카드는 올해 신입사원 오리엔테이션에서 신입사원들이 선배사원을 직접 취재해 기업문화를 체험하는 스킨십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LG패션 신입사원들이 직접 원부자재를 구입해 그 지역에서 잘 팔릴 만한 옷을 함께 만드는 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리빙 앤 조이] 어렵게 입사했다 특별하게 시작한다

이색 신입사원 연수 현장을 가다단순한 지식전달 교육 탈피40km 산악행군·극기훈련… 사내기자 돼 선배 취재도

정민정기자 [e-mail],.kr

경기 불황으로 신입 사원들의 강한 정신력이 요구되는 가운데 금호건설은 지난 1월 말 무박 2일 일정으로 신입사원 오대산 산행 훈련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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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스마트카드는 올해 신입사원 오리엔테이션에서 신입사원들이 선배사원을 직접 취재해 기업문화를 체험하는 스킨십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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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패션 신입사원들이 직접 원부자재를 구입해 그 지역에서 잘 팔릴 만한 옷을 함께 만드는 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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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글로벌 경쟁 시대를 맞아 초일류 기업을 향한 발걸음을 재촉하던 기업들이 글로벌 경영위기를 맞으면서 위축되고 있다. 하지만 위기일수록 휴먼 파워, 즉 인재 경영이 블루오션을 창출할수 있다는 판단 아래 오히려 신입사원 채용을 늘리는가 하면 신입 사원을 비롯한 사원 교육을 강화하는 기업들도 있다.

특히 최악의 취업 전선에서 바늘 구멍을 뚫고 취업에 성공한 신입 사원들의 각오도 남다르다.

톡톡 튀는 끼와 재능으로 입사 초기 눈 도장을 찍어야 하는 새내기 사원들을 기다리고 있는 첫 관문은 신입사원 오리엔테이션 혹은 OJT(직장내 훈련ㆍOn the Job Training)이다. 이는 신입 사원들이 업무에 배치되기 전에 실무 역량을 익히고 기업 문화에 적응하는 첫 과정으로 기업들이 특히 공을 들인다.

최근에는 단순한 지식 전달과 교육 위주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도와 실험을 접목하는 기업들이 늘어나면서 신입사원 교육 문화가 많이 변했다. 특히 경기 불황으로 어느 때보다 생존이 중시되는 올해는 스킨십 프로그램, 사회공헌 프로그램, 산악 행군 같은 도전성 프로그램 등이 눈길을 끌고 있다.

■ 스킨십으로 조직내 소통 문화 배운다

선불교통카드 티머니 발행사인 한국스마트카드의 신입 사원들은 2월 초 진행된 오리엔테이션 첫 날 사내 기자가 돼 선배 사원들을 취재하라는 이색 수행 과제를 받았다.

특명을 받아 든 신입 사원들은 2인 1조로 짝지어 선배 사원들을 찾아가 이름, 맡고 있는 업무나 신상내역, 선배로서의 조언 등을 질문한후 동기들이 모인 자리에서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신입사원 강지혜 씨는 “선배 사원들을 적극적으로 찾아가 만나는 과정에서 같이 일하게 될 사람들이 어떤 사람인지 좀 더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최희정 기획조정팀 차장은 “조직문화와의 소통, 동료사원과의 스킨십을 강조한 오리엔테이션은 신입사원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조직문화를 익히는 과정에 주안점을 둔 것”이라고 설명했다.

NHN의 60여명 신입사원들은 지난 2월 16일부터 합숙 활동 및 해외 지점 단기 연수 등을 통해 친목을 다졌다.

직접 네이버 블로그나 한게임 ‘몬스터헌터’ 등을 체험하며 서비스 개선 방향을 찾아보는 프로그램이 마련됐는데 신입사원 김정현씨는 “네이버 블로그 대회나 한게임 팀별 대항전은 NHN 신입사원 교육에서만 할 수 있는 아주 흥미로운 프로그램”이라고 밝혔다.

신입 사원들은 지난 2일부터 3박 4일간 중국으로 연수를 떠나 검색 기술 센터인 NHST가 위치한 다이렌과 NHN CHINA가 자리한 상하이를 방문, ‘Global NHN’을 보고 느끼는 기회도 가졌다.

신입사원 김건호씨는 “로벌 법인을 방문하면서 회사에 대한 비전을 더욱 크게 갖게 됐다”고 말했다.

SK커뮤니케이션즈는 정보기술(IT) 업체답게 지난 1월 5일부터 23일까지 특별한 신입사원 연수를 실시했다. 암벽 등반, 자기소개서 사내 카페테리아에 비치하기 등 이색 프로그램이 많았는데 이 가운데 선배들과 서로 역할을 바꾸는 프로그램이 눈길을 끌었다.

이는 역할을 바꿈으로써 선후배간, 부서간에 발생할 수 있는 오해나 어려움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 신입사원 정우진씨는 “역할 놀이를 통해 다른 팀과 협업을 할 경우에 발생할 수 있는 마찰을 최소화하는 방법을 배웠다”면서 “부서 배치 후에도 부서간 커뮤니케이션에 큰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 체력이 기업경쟁력

최근들어서는 신입 사원 오리엔테이션에 강도 높은 체력 훈련을 도입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대한통운은 2월 7일과 8일 ‘신입사원 챌린지 훈련'을 경기도 기흥 훈련장에서 진행했다. 신입 사원들의 체력과 정신력을 높이고 사원들 사이의 동기애를 쌓기 위한 것으로 체력단련 훈련 방법을 택한 것이다.

대신증권은 신입사원 극기훈련 프로그램으로 ‘40㎞ 사랑의 산악 행군’을 벌였다. 신입사원 전원이 참여한 이 행군은 2월 6일과 7일 무박 2일 일정으로 오대산에서 출발해 하조대까지 12시간을 걷는 강도 높은 일정으로 진행됐다.

직원 한 명이 1㎞를 걸을 때마다 회사에서 5,000원씩 적립해 총 1,100만원의 성금을 마련, 사회복지기금에도 기부했다. 금호건설도 지난 1월 말 무박 2일 일정으로 신입사원 오대산 산행훈련을 가졌다. 오후 8시부터 다음날 오전 8시까지 총 12시간을 오대산 임도를 따라 행군, 하조대 바닷가에서 일출을 맞이하면서 뜻 깊은 오리엔테이션 시간을 보냈다.

광주은행 신입사원 22명은 2월 5일과 6일 양일간 해남 땅끝에서 출발해 광주은행 본점까지 60㎞ 도보 행군을 하는 남도 행군을 진행했다. 이 프로그램은 신입사원의 극기훈련 뿐 아니라 광주은행의 열정을 알리는 효과까지 얻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실제로 극기훈련소 해병대전략캠프는 최근 기업 임직원 10명 중 8명이 해병대식 행동훈련연수 프로그램의 교육 성과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지난해 한해 동안 기업 임직원 2,886명의 해병대 교육 수료자를 대상으로 서면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 83.2%가 군대식 기업 연수가 회사 업무의 적용에 도움이 된다고 답했으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답변은 13.8%에 그쳤다는 것. 특히 조직력 및 정신력 강화(93.5%), 문제 해결 능력 향상(92.1%), 자신감과 목표 달성 향상(86.5%) 등에 효과적이라는 답변(복수 응답)이 많았다.

박영만 마케팅홍보연구소장은 “경기가 나빠질 때는 강의실에 앉아 수동적으로 듣기만 하는 것 보다 직접 몸을 움직이는 행동훈련을 선호하는 경영자들의 의견이 극기훈련 쪽으로 반영된 것 같다”며 “미국발 금융위기로 촉발된 기업의 조직 내 위기감을 해병대캠프 행동훈련으로 임직원들에게 자신감을 생존의 키워드로 정신무장 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 봉사 활동, 신입사원 교육의 필수 코스

웅진 그룹 공채 신입 사원 139명은 오리엔테이션 행사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자는 ‘BMW 환경캠페인’을 진행했다. 자전거(Bicycle)와 지하철(Metro), 걷기(Walk)의 첫 글자를 합한 BMW 캠페인은 저탄소 환경 캠페인으로, 신입 사원들이 직접 낸 아이디어다. 지난 1월 30일 진행된 거리 캠페인에서 신입 사원들은 걷기팀, 자전거팀, 지하철팀으로 나뉘어 서울 시내를 누비며 환경의 중요성을 알렸다.

현대기아자동차 그룹은 충북 음성 꽃동네에서 사원들이 봉사활동을 벌였으며 금호건설은 2월 11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노인복지센터에서 점심식사 배식 봉사활동을 펼쳤고, KT와 KTF 신입 사원들은 1월 18일 강원 태백시에서 집 짓기 봉사활동인 ‘해비타트’에 참여했다.

12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합격한 온라인자동차보험회사 현대하이카다이렉트의 신입사원은 4주간의 교육의 마지막 순서로 영등포구 당서초등학교 앞에서 어린이 교통사고 안전을 위한 ‘스쿨존 지키기 캠페인’을 가졌다. 캠페인에 참여한 한 신입사원은 “미래의 자동차보험 전문인으로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물론 애사심을 느낄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면서 “이번 캠페인을 통해 운전자들이 스쿨존을 실천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게 됐다”고 말했다.

■ 회사에 맞는 업무 능력도 테스트

의류 업체인 LG패션 신입 사원들은 평균 4~5개월 동안 연수를 받는다. 이달 중순에 끝나는 신입사원 연수 프로그램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패션 산업에서만 접할 수 있는 의류 제작 과정.

조별로 각자 해당 지역의 주요 상권 조사를 통해 전반적인 유행 경향과 지역 고객 특성을 파악한 후 직접 원ㆍ부자재를 구입해 그 지역에서 잘 팔릴 만한 옷을 함께 만드는 과제다. 신입 사원들은 옷을 만드는 동안 소재와 원ㆍ부자재에 대한 지식, 디자인에 대한 감각이 배양됨은 물론 그룹 활동이기 때문에 협동심도 기를 수 있다.

또한 그룹 활동을 통해 기획, 원ㆍ부자재 구매, 마케팅, 영업 등을 두루 섭렵하면서 직무 선택에도 도움이 된다. 변희운 인재개발팀 부장은 “협동심 배양은 물론 개개인이 정말 좋아하고 잘 할 수 있는 일을 찾도록 하는 게 LG패션 신입사원 연수의 궁극적 목표”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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