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된 지 10년 된 여자 어린이가 경찰의 끈질긴 수사 끝에 부모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됐다. 15일 경남 김해중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998년 실종신고가 접수된 A(13)양을 최근 대전의 한 보육원에서 찾아내 다음주 중 부모의 품으로 돌려보내도록 주선할 계획이다. 경찰은 1998년 9월20일께 할머니를 따라 부산시 부산진구의 부전시장에 갔다 실종됐던 A양을 찾기 위해 그동안 해당 가족과 경찰이 실종 전단 배부와 보호시설 점검 등 백방으로 찾아다녔지만 별 성과를 얻지 못했다. 특히 장기 미제사건으로 해결되지 못하면서 A양 부모도 어려운 생활형편과 이혼문제에다 언어장애를 가진 아들의 뒷바라지 등 고통의 세월을 보내야 했다. 그러나 지난해 7월 김해중부경찰서가 장기실종 아동을 전반적으로 점검하면서 A양의 사건을 발견해 재수사에 착수하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경찰은 보건복지가족부 산하의 실종아동전문기관이 실종아동 DNA 자료와 인적사항을 데이터베이스화해 구축해온 점을 활용해 혹시 A양이 등록돼 있을 수 있다는 가능성 아래 아버지와의 DNA 대조작업을 벌였다. 지난해 9월 A양 아버지의 타액 및 구강점막 검사로 DNA를 채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의뢰한 지 2개월여 만인 지난해 11월 대전의 한 보육원의 A양의 DNA와 80%가 일치한다는 결과를 통보 받았다. 이어 같은 달 A양 아버지의 DNA에 대한 2차 정밀검사를 다시 의뢰해 최근 국과수에서 A양과 아버지의 DNA가 99.9% 일치한다는 감정분석서를 받음으로써 가족과의 재회를 이끌어낼 수 있었다. 사건담당 경찰관은 "10여년 전 손녀를 잃어버려 망연자실했던 할머니가 초등학교에 건강하게 다니며 생활하는 A양을 만날 생각에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고 큰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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