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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분오열 계파갈등에 백인백색 … "우리가 한 정당 맞아?"

■ 새정치연합 리더십 부재의 뿌리는

기초선거·기초연금 등 잇단 대립 의총 소집해도 의원들 참석 안해

야권 이합집산 갈등구조 고질화… 지방선거 뒤 새 리더십 기대도

"우리 당은 개판 오분 전이야. 십인십색이야."

"(그럼) 우리가 개란 말이냐."

기초연금 논의를 위해 지난 1일 열린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총회장에서 의원들 간에 고성이 오갔다. 합리적인 토론을 통해 당론을 정하는 의총에서 노웅래 사무총장이 당보다는 자신의 정치적 선명성만을 강조하는 당내 분위기를 자책하듯 한마디 한 것이 순식간에 감정싸움으로 번진 것이다. 새정치민주연합 지도부의 리더십이 흔들리고 있다. 하루이틀 된 일은 아니지만 이번 기초연금 제정안 처리 과정을 통해 극명하게 드러났다. 사분오열로 찢기고 십인십색, 백인백색인 모습을 보면서 '이게 한 정당 맞느냐'는 한숨 소리도 커지고 있다.

◇의원총회 소집해도 의원들 참석 안 해=리더십 부재의 대표적인 최근의 사례는 기초선거 무공천 입장의 번복이다. 기초연금법 제정에서도 리더십 부재가 극명하게 드러났다. 기초연금 당론 도출을 위한 의원총회만 2일까지 4번을 했다. 이날에서야 가까스로 의견을 모았다. 새정치연합의 한 중진 의원은 "아무리 첨예한 쟁점이라고 해도 어떻게 세번 의원총회를 할 때까지 당론을 정하지 못할 수 있느냐"며 "더욱 심각한 것은 지도부가 당의 최대 쟁점인 기초연금 당론을 정하기 위해 의총을 소집했는데도 참여의원이 절반도 채 되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새누리당의 한 의원도 "새정치연합과 협의를 하면 누가 대장인지, 어떤 주장이 당론인지 확인이 안 될 정도로 모든 의원의 목소리가 다 다르다"며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야당과 협의를 할 수 있겠느냐"고 새정치연합의 지도부 능력 부재를 질타했다.

◇야권 이합집산 과정서 중층적 갈등구조 고질화돼=제1야당인 새정치연합의 내분 원인은 과거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의 합당, 민주당과 새정치추진위원회와의 통합 등 야권의 이합집산 과정에서 화학적으로 통합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중층적인 갈등구조가 생겼고 이것이 해소되지 못한 채 고질화됐다. 그 결과 △현 지도체제에 불만을 표출하는 친노 강경파와 지도부 간의 불협화음 △보수층까지 지지세력을 넓히려는 중도세력과 진보의 다툼 △선거에서 당의 외연을 확장하자는 주장에 맞선 야당으로서의 선명성 경쟁 △지방선거 공천에서 안철수 공동대표 측과 옛 민주계 의원들이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황인상 P&C정책연구소 대표는 "새정치연합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서둘러 단일화를 시도한 정당일 뿐 의원들 간의 화학적 결합은 빠져 있었다"며 "오로지 선거 승리를 위한 셈법으로만 통합을 한 상황에서 의원들의 셈법은 지도부와 다르니 내홍을 겪을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치적 거물의 부재도 한 원인이다. 누구나 인정할 수 있는 맹주가 없다 보니 누가 되더라도 지도부의 권위가 없다. 과거 김대중 전 대통령과 같은 인물의 출현 없이는 이 같은 리더십 위기가 반복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화학적 결합 실패, 중층적 갈등구조는 지방선거 후보 경선 과정에서도 여지없이 드러나고 있다. 광주 지역 의원 5명이 안 대표 측 인사로 분류되는 윤장현 후보를 공개 지지하면서 당내에서는 안 대표가 당내 지분 확보를 꾀하고 있다는 시선이 확대된 것이 대표적이다.

급기야 옛 민주당 의원인 이용섭 예비후보와 강운태 광주시장이 윤 후보를 전략공천한다면 탈당까지 불사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지방선거 후 야권 리더십 변화 전망=이에 따라 당 안팎에서는 기초연금법, 기초선거 무공천 혼란은 지방선거 이후 본격적으로 불거질 수밖에 없는 당내 갈등의 예고편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친노무현(친노) 진영의 한 의원은 "광주시장과 전주시장 등 호남 지역에서의 전략공천 논란, 전남지사 후보 간의 당비 대납 의혹 등에 대해 지도부가 어떠한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면서 "만에 하나 납득할 만한 선거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면 김·안 공동대표는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라고 지도부 책임론을 꺼내들었다. 더욱이 오는 8일로 예정된 원내대표 선거에서 친노 의원들이 당선될 경우 친노 강경파의 목소리는 더욱 거세지면서 당내 갈등이 고조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지도부 간에도 김·안 대표와 친노 원내대표 간의 대립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다른 한편에서는 지방선거로 새로운 리더십이 출현하면서 야권도 재편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차기주자로 유력한 인물이 당선되면 그를 중심으로 야권 리더십이 재편되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 세월호 참사로 정치판이 급변하면서 그럴 가능성이 더 커지고 있다는 분석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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