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마라" 매서운 박근혜 한마디에…
인수위 현장방문 향응 경계령朴 "폐 끼치지 마라" 지침가벼운 식사대접도 안받고 도시락으로 점심 해결
김경미기자 kmkim@sd.co.kr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1월24일부터 이달 5일까지 13일간 이어진 현장방문에서 가벼운 식사 대접도 마다하는 등 극도로 몸을 사리는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고 있다.
법질서사회안전분과는 5일 오전 경기도 용인 자원순환센터를 방문한 후 가진 점심식사 비용을 인수위원들이 갹출해 지불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처의 한 관계자는 "이번 인수위는 활동비가 적다고 해 식사를 대접하러 현장에 따라갔는데 오히려 밥을 얻어먹고 왔다"며 "구설수에 오를까 굉장히 염려하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가급적 식사시간을 피하거나 점심을 도시락으로 해결하는 식의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1월24일 중소기업중앙회를 방문한 경제2분과는 참석자들이 현장에서 도시락으로 점심을 해결했다. 지난달 1월29일 서울 해바라기 여성아동센터 등을 방문한 여성문화분과위는 방문 시간을 점심시간 이후인 오후2시로 잡았다.
이밖에도 인수위 모든 분과가 인수위원장 명의로 나온 격려금을 현장방문한 모든 단체에 전달하는가 하면 1월30일 고용ㆍ자활센터 등을 방문한 고용복지분과 인수위원들은 현장방문 활동비로 나온 2만원을 갹출해 센터에 전달하기도 했다.
이 같은 인수위의 행보는 5년 전 학습효과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현장방문에 나서기 전"현장에 폐 끼치지 마라"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지침도 내려왔다는 전언이다.
5년 전 이명박 당선인의 인수위 관계자들은 금융감독위로부터 한정식을, 인천광역시로부터 장어 향응을 받아 비판 받은 것은 물론 결국 2명의 자문위원이 사임하는 상황까지 치달았다. 출발대에 선 이명박 정부의 이미지가 훼손된 것은 두말할 나위 없다.
특히 최근 교육과학분과 인수위원인 장순흥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가 소관 부처인 원자력안전위원회 산하 기관 차량을 이용한 것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어 더욱 조심스럽다는 분석이다. 장 인수위원은 관용차 이용이 부적절한 처신이었다는 비판을 받으며 야당으로부터 사퇴 압박까지 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장 인수위원은 "제자의 차를 탔던 것"이라며 "업무와는 상관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