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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 회복·신흥국 위축… 제조업 디커플링 심화

미국 소비·주택 개선… 유로존도 바닥 탈출 조짐<br>신흥국은 중국 의존도 높아 경기 동반 하락 우려


지난 6월 들어 글로벌 제조업경기의 디커플링(탈동조화) 흐름이 가속화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소비ㆍ주택 호조 등에 힘입어 회복세를 보이고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도 장기침체 국면에서 탈출할 기미를 보이는 등 선진국 제조업의 확장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반면 신흥국의 경우 중국 경기둔화 우려로 주요 수출품목인 원자재 가격이 급락하고 선진국의 양적완화 축소 가능성에 금융시장이 극도로 불안해지면서 제조업 경기도 직격탄을 맞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 직후 선진국이 경기침체의 수렁에서 벗어나지 못한 반면 신흥국은 빠른 회복세를 보인 것과 정반대의 흐름을 나타내고 있는 셈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일(현지시간) "지금까지 발표된 주요28개국의 6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를 분석한 결과 미국ㆍ유럽 등 22개국은 상승한 데 비해 중국 등 5개국은 하락세였다"고 보도했다. 브라질은 전달 수준을 유지했다.

미국은 6월 공급관리자협회(ISM) 제조업지수가 50.9를 기록했다고 이날 밝혔다. 전달보다 1.9포인트 상승하며 확장 국면에 들어선 것이다. 시장 전망치인 50.5도 웃도는 수치다. 제조업 PMI가 50 이상이면 제조업 경기확장, 50 미만이면 위축을 뜻한다.

유럽 지역도 조만간 제조업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일고 있다. 이날 집계된 마킷의 6월 제조업PMI 수정치는 48.8을 기록하며 3개월 연속 상승했다. 비록 23개월 연속 기준선인 50을 밑돌기는 했지만 1년4개월 만에 최고치 기록이다.

유로존의 경우 독일을 제외하면 나머지 국가의 제조업지수가 모두 호조를 보였다. 영국 역시 6월 PMI가 52.5로 5개월 연속 상승했다. 2011년 5월 이래 최고치 기록이다. 크리스 윌리엄슨 마킷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유로존 제조업경기가 안정되고 있다는 신호"라며 "3ㆍ4분기에는 제조업경기가 확장 국면에 들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달 유럽중앙은행(ECB)은 "유로존이 6분기째 마이너스 성장을 보인 데 이어 올해 성장률도 -0.6%를 기록할 것"이라면서도 "내년에는 1.1% 성장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반면 아시아ㆍ남미 등 신흥국 제조업경기는 3ㆍ4분기 들어 더 추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국의 6월 PMI는 전달보다 0.7포인트 하락한 50.1로 최근 5개월 사이 가장 낮았다. 기준선인 50선에 겨우 턱걸이하며 위축 국면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지웨이 장 노무라증권 중국 이코노미스트는 "6월 PMI 부진은 3ㆍ4분기나 4ㆍ4분기에 중국 성장률이 7%를 밑돌 가능성이 30%에 이른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중국 의존도가 높은 신흥국의 동반 경기하락을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가 큰 실정이다.

또 인도ㆍ호주 등을 제외한 대다수 국가의 제조업PMI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PMI는 각각 50.0, 46.4로 4개월, 11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나타냈다. 프레데릭 뉴먼 HSBC 아시아경제분석 공동책임자는 "아시아 국가들이 미국의 출구전략에 대한 공포 때문에 서방의 경기지표 개선효과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것"이라며 "3ㆍ4분기 경기는 더 나빠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주요 신흥국 중 하나인 브라질은 전달과 같은 50.4로 지난해 10월 이래 최저치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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