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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호 21일만에 자진 사퇴

신재민·이재훈 후보자도

떠나는 총리 후보자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가 29일 오전 개인사무실로 사용해온 서울 종로구 내수동의 한 오피스텔 로비에서 후보직 자진사퇴를 발표한 뒤 건물을 나서 승용차에 오르고 있다. 배우한기자

농민 출신의 40대 총리로서 '공정한 사회'를 표방한 이명박 정부 3기 내각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가 29일 지명 21일 만에 자진 사퇴했다.

또한 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 이재훈 지식경제부 장관 후보자도 사의를 표명했다.

이 대통령은 세 사람의 사퇴 의사를 전달받고 이를 수용했으며 곧바로 후임 후보자 인선작업에 착수했다. 후임 총리 인선과 관련,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국정 공백이 없도록 신속히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는 이날 서울 종로구 내수동 개인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제 문제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친 데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더는 누가 돼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으로 오늘 총리 후보직을 사퇴하고 백의종군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각종 의혹에 대해서는 억울한 면도 있지만 모든 것이 제 부덕의 소치라고 생각한다"면서 "국민의 믿음이 없으면, 신뢰가 없으면 총리직에 임명돼도 무슨 일을 할 수 있겠느냐"고 사퇴배경을 설명했다.

김 후보자는 사퇴발표에 앞서 이날 오전 임태희 대통령실장과 정진석 청와대 정무수석에게 전화를 걸어 이 같은 입장을 표명했으며 이 대통령은 이를 수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후보자의 사퇴발표 직후 신ㆍ이 후보자도 자진사퇴 의사를 이 대통령에게 전달했다.

청와대는 이날 김 총리 후보자 등의 자진사퇴에 안타까움을 표시하면서도 국정공백을 막기 위해 후임 인선에 곧바로 착수하기로 했다.



임 실장은 김 후보자 등의 사퇴표명 직후 청와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 대통령은 인사 내정 후 8ㆍ15 경축사에서 '함께 가는 국민, 공정한 사회'를 국정기조로 제시하고 개각 내용에 대해 그간 국민의 눈높이에 미흡한 부분이 있다는 평가가 있다는 점을 고려, 이번 내정자들의 사퇴의사 발표를 국민의 뜻에 따른 것으로 이해하고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청와대는 도덕성에 무게를 두고 '공정한 사회' 건설에 역량을 갖춘 인물을 차기 총리로 인선할 것으로 보인다. 총리 인선시기는 추석 이전인 오는 9월 중순께로 예상되며 정치권 일각에서 김황식 감사원장, 조무제 전 대법관, 김진선 전 강원지사,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 등이 후임 총리 후보자로 거론되고 있다.

한편 김 후보자의 사퇴에 대한 여야의 반응은 크게 대비됐다.

안형환 한나라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이명박 정부의 국정운영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한 고심 어린 결단으로 평가한다"며 "한나라당은 겸허한 마음으로 국민의 뜻을 받드는 소통의 국정운영을 펼쳐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조영택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김 후보자의 자진사퇴는 사필귀정"이라고 말했고 자유선진당과 민주노동당도 청와대 인사검증 시스템의 하자를 지적하며 "이 대통령이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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