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이슈가 확산되면서 전염병 관련 영화 '감기'의 주문형비디오(VOD) 판매가 덩달아 늘고 있다. 이 영화의 주된 소재는 전염병과 그에 따른 정부의 대처 모습이다. 현재 벌어지는 메르스 사태와 유사하다. 이에 인터넷상으로 패러디, 풍자 등 비교 콘텐츠들이 쏟아지면서 영화 감기가 다시 재조명되고 있는 것이다.
9일 유료방송업계에 따르면 SK브로드밴드의 IPTV 서비스 'B tv'에서는 메르스 사태가 절정이던 지난 주, '감기'의 VOD 판매가 평소보다 약 100배 이상 늘었다. 지난 주말엔 1,800건이 팔렸다. 평소 '감기'의 VOD 판매 건수는 10건 미만이었다. 다른 플랫폼도 사정은 비슷하다. KT 올레tv 관계자는 "하루에 팔리는 감기 VOD는 평소 한자릿수"라며 "하지만 최근 메르스 여파로 평소 대비 80배 이상 VOD가 판매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올레tv의 경우 감기는 원래 500위권 밖에 있었지만, 메르스 이후 곧 100위권 안으로 진입했다. LG유플러스 측도 평소 대비 300배 이상 감기 VOD가 팔렸지만, 지난 8일께부터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VOD 가격은 고화질이 1,400원, 일반화질은 900원이다. IPTV 3사가 감기로 하루 최대 약 600~800만원 가량 수익을 더 낸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IPTV 업계 관계자는 "마케팅이나 노출 편성이 전혀 없었는데도, 이용자들이 직접 찾아 VOD를 구매한 사례"라며 "사회 이슈에 따라 VOD 판매가 늘어난 경우는 있었지만, 수백배 이상 VOD가 팔린 케이스는 전무후무하다"고 설명했다.
감기는 지난 2013년 개봉한 한국 영화. 호흡기로 인한 감염, 정부의 대처 모습이 그려진 재난 영화로 최근 메르스 사태와 비슷하다. 개봉 당시 약 310만명의 관객을 동원했지만 제작비(약 100억원)가 워낙 커 적자를 봤다. 영화 감기 VOD의 재흥행 현상은 '오늘의유머', '웃긴대학'과 같은 유머 사이트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최근 메르스 상황과 영화 감기의 내용과 관련한 패러디가 늘고 있어 입소문 마케팅이 효과를 보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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