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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12월 17일] 상생을 위한 '乙'의 쓴소리

SetSectionName(); [기자의 눈/12월 17일] 상생을 위한 '乙'의 쓴소리 김흥록기자 (성장기업부) rok@sed.co.kr 얼마 전 벤처기업협회의 송년간담회에 참석했다가 대기업과의 거래관행에 조금씩 변화의 조짐이 일고 있다며 내년 사업환경이 결코 어둡지만은 않다고 자신하는 한 벤처기업 사장을 만났다. 그가 이처럼 희망을 갖게 된 것은 주거래처인 KT의 달라진 모습 때문이었다. 그는 연초 수십억원대의 적자 행진이 이어지자 이석채 KT 회장과 독대를 하고 협력업체의 숨통을 조이는 불합리한 거래관행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했다고 한다. 이대로 그냥 망하느니 할 말은 해야겠다는 절박함이 그에게 용기(?)를 불어넣었다고 한다. "KT와 거래한 기업 중 망하지 않은 곳이 있습니까? 이제 우리 차례입니다. 지금처럼 협력업체의 이윤을 보장하지 않는 거래관행으로는 벤처기업이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그의 호소 덕분인지 KT는 최근 제품 공급 입찰방식을 최저입찰제에서 종합평가제로 바꾸는 등 상생의지를 보이기 시작했다. 이 회장의 '열린 귀'가 벤처기업의 경영 의욕을 살린 셈이다. 하지만 이 같은 '독대'와 '경청'은 안타깝게도 우리 거래풍토에서는 극히 예외적인 일이다. 간담회에 참석했던 벤처기업 사장들은 대기업의 납품가 인하 압력, 특허권 공유요구 등 비상식적인 거래관행이 여전하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아무리 혁신하고 신기술을 개발한들 거래업체에서 원가내역서를 요구하며 가격을 낮출 것이 뻔하니 협력업체들은 무기력증에 빠질 수밖에 없다는 하소연도 쏟아졌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대기업과 중소ㆍ벤처기업 간의 수익성 격차가 더 벌어졌다는 게 산업현장의 한결 같은 얘기다. 글로벌 기업은 있어도 어엿한 글로벌 부품기업 하나 배출하지 못한 게 우리 현실이다. 협력업체들은 이런저런 이유로 대기업을 상대로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으며 쓴소리에 귀 기울이려는 의지도 부족해보인다. 대기업 최고경영자(CEO)가 먼저 열린 자세를 갖는다면 벤처기업이 혁신의지를 불태우고 역량에 맞는 위상을 갖추는 것도 먼 일은 아닌 듯하다. 그리고 이는 결국 대기업의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것이다.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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