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자 금융재산 변동신고 '잔고조회 동의서'로 끝낸다

중앙부처 국장으로 재직 중인 A씨는 지난해 2006년도 재산변동사항을 신고하기 위해 은행들을 찾아다니며 가족 6명(부모ㆍ처ㆍ자녀 2명 포함)의 은행계좌 30여 개에 대한 잔고증명서를 발급받아 공직자윤리위원회에 신고했다. 하지만 시골에 계시는 부모님이 거래하던 은행 계좌 하나가 누락돼 공직자윤리위로부터 보완명령을 받았다. A씨 처럼 재산변동사항 신고자료와 공직자윤리위에서 확보한 자료에 차이가 있어 소명ㆍ보완을 요구받거나 불성실 신고로 경고ㆍ징계 조치를 받는 공직자가 연간 수백명에 이른다. 하지만 올해 재산변동사항 신고대상 공직자 15만7,000여 명 가운데 53%(약 8만3,600명)는 이 같은 번거로움을 덜게 됐다. ‘혹시 빠진 게 있어 소명요구나 징계조치를 받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도 사라졌다. 10일 행정자치부에 따르면 공직자윤리법 개정으로 공직자윤리위가 사전 동의서를 제출한 공직자들의 금융거래잔액(대출잔액 포함) 조회를 금융기관에 요구할 수 있게 됐고, 지난해 말까지 8만3,600여 명이 금융정보 조회 사전동의서를 제출했기 때문이다. 동의서를 제출한 공직자들은 이달 중순 소관 공직자윤리위로부터 금융거래잔액 조회 자료를 제공받는다. 그러나 4급(감사원ㆍ검찰청ㆍ국세청ㆍ관세청 등은 7급) 이상 국가ㆍ지방공무원과 지방의회 의원, 법관ㆍ검사, 총경 이상 경찰공무원 등 신고대상 공직자 중 47%는 금융기관에서 일일이 잔고증명서를 발급받아야 하는 번거로움을 감수하고 금융정보 조회 동의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행자부 관계자는 “올해 처음 시행되는 제도이다 보니 홍보가 덜 된 것 같다”며 “다음 번 신고 때는 대부분의 공직자가 금융정보 조회 동의서를 제출할 것”으로 예상했다. 재산변동사항 신고는 매년 2월 말까지 대법원ㆍ국회ㆍ중앙부처ㆍ지방자치단체 등 소관 기관에 하도록 돼있다. 부동산정보는 이미 공직자윤리위가 관련 부처의 협조를 받아 일괄 조회하고 있다. 재산변동사항 내역은 오는 3월 말경 공개된다. 한편 재산 변동사항 신고대상 공직자의 직계 존ㆍ비속 등 2,902명(공직자는 2,066명)은 독립적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주소도 달라 공직자윤리위로부터 ‘신고대상 제외(직계 존ㆍ비속의 고지거부)’ 허가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