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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운용 중국 완다 창바이산 리조트 골프부문 사장, 골프장 한류 일으켜야죠

중국 골프장 규모 엄청나지만 운영 시스템·서비스는 낙후

캐디 300명 직접 교육시켜 골프장 경영자 수출1호 자부심

한·중 민간외교 교두보 되고파

지난해 9월 시범운영 중인 창바이 리조트 골프코스를 방문한 김운용 사장.

"한국 골프장의 우수성을 중국에 알리겠습니다."

김운용(67)씨는 중국 골프장 업계에서 볼 때 '별에서 온 그대'다. 제주 클럽나인브릿지를 미국 골프매거진 선정 세계 100대 골프장(지난해 45위) 반열에 올려놓은 그는 지난달 중국 지린성 완다(萬達) 장백산 인터내셔널리조트 골프 부문 사장으로 스카우트 됐다. '골프장 운영 한류'를 선보일 그의 연봉은 판공비 등을 합쳐 5억원이다.

장백산 리조트는 중국 1호 부호이자 세계 2위의 부동산기업 완다그룹이 백두산 자락에 조성한 리조트다. 총자산이 약 52조5,000억원 규모인 완다그룹은 최근 미국의 2대 영화관 체인인 AMC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하는 등 레저와 문화 사업까지 뛰어들었다.

부임한 지 한 달을 맞은 김 사장은 11일 전화통화에서 "엊그제 첫 월급을 받았다. 외로움과 추위를 이겨내기가 힘들지만 오는 5월17일 그랜드오픈을 앞두고 하나부터 열까지 점검하느라 24시간이 모자란다"고 근황을 전했다.

2008년부터 한국인으로서는 유일하게 골프매거진 세계 100대 코스 선정위원으로 활동 중인 김 사장은 지난해 9월 장백산 리조트에서 열린 중국골프장경영자 총회 때 '중국골프 굴기(山+屈起)'라는 주제로 강연한 게 중국 진출의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 이틀 뒤 마춘웨(馬春野) 리조트 총괄사장의 간곡한 제의를 받았다. 김 사장은 "직접 맡아보니 중국 골프장은 규모가 엄청나지만 세밀한 부분이나 서비스, 운영 시스템은 우리나라의 1970년대 후반 정도로 낙후돼 있다"며 "완다그룹이 세계 100대 골프장 진입을 기대하고 있어 어깨가 무겁다"고 말했다. 매일 오전 2시간, 오후 4시간씩 교육을 겸한 회의를 하고 저녁식사 후 2시간 동안 300명에 대한 캐디 교육을 마치면 오후10시에 퇴근한다. 하지만 '골프장 경영자 수출 1호'라는 책임감으로 자신을 채찍질하고 있다고 했다.



해야 할 일은 골프장 운영에 그치지 않는다. 한국 골프장 업계를 잘 아는 그는 중국 진출이 장기적으로 한국에 도움이 될 것으로 믿고 있다. "한중 민간외교의 교두보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중국의 골프가 대중화되면 결국 중국인의 한국 골프관광이 활성화되고 한국 전문경영인들이 중국에 진출하는 길이 열릴 겁니다. 여기서 제가 꼭 성공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리조트가 백두산 자락 해발 800m 지대에 자리하고 있다는 점도 김 사장의 마음을 끌었다. 그는 "지난해 민족의 영산 백두산 천지에 올라 뭉클함을 느꼈다"면서 "리조트에서는 백두산 입산을 위한 셔틀버스도 운영한다. 한국인의 천지 관광에 지팡이 역할도 담당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전체 투자비가 약 3조5,000억원에 달할 이 리조트는 20㎢ 부지에 54홀 골프장과 슬로프 43면, 그리고 쉐라톤·하얏트 등 세계적인 호텔 3,300객실, 쇼핑몰, 극장, 쇼핑몰 등이 들어서 있다.

한편 김 사장은 고졸(진주공고) 배구선수로 제일제당에 입사했고 3년 뒤 총무과 말단직원으로 출발해 2000년부터 맡은 CJ 나인브릿지 골프장 대표까지 입사 후 47년간이나 직장 생활을 한 입지전적인 이력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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