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전화 기능에 무전통신까지 가능한 주파수공용통신서비스(TRS)는 물류 및 기업통신 분야에서 가장 경쟁력이 높은 서비스입니다.” 김우식(사진) KT파워텔 사장은 일반인에게는 다소 생소한 TRS를 기업을 위한 완벽한 통신 서비스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KT파워텔의 TRS는 ‘0130’이라는 식별번호를 통해 개인간의 통화는 휴대폰으로 사용하고 그룹 통화처럼 여러명이 동시에 대화하는 통화에서는 무전기로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무전기간의 통화만 가능한 일반 무전기의 경우 통화 범위가 수㎞에 불과하지만 파워텔은 기지국을 통해 무전통화를 하기 때문에 전국적인 서비스가 가능하다. TRS를 가장 쉽게 볼 수 있는 곳은 콜택시다. 무전으로 예약 상황을 택시기사에게 알려주면 근처에 있는 택시가 응답을 하고 손님을 태우러 가기 때문에 예약 상황을 유연하게 관리할 수 있다. 물류 업체들도 TRS의 주요 고객이다. KT파워텔의 무전망은 전국 어디에서라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전국 곳곳에서 이동 중인 물류 흐름을 손쉽게 파악할 수 있다. 김 사장은 “기업시장을 중심으로 현재 30만명 수준의 가입자를 오는 2008년까지 78만명으로 늘리고 매출액도 2,300억원 규모로 키우겠다”면서 “올 한해는 이런 목표 달성을 위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사장은 이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새로운 사업 모델 개발과 약점 보강, 조직 내부 혁신에 힘을 쏟고 있다. 농수산물 유통 전문 프랜차이즈 총각네야채가게도 TRS를 활용해 경쟁력을 높인 대표적 사례다. 총각네야채가게는 각 지점과 무전을 통해 주문량 및 배달 현황을 파악하고 관리한다. 질이 좋은 과일이 나오면 즉시 각 지점과 무전을 통해 주문을 받고 배달이 지연되는 경우에는 다른 지점에서 즉시 지원을 받을 수 있어 최상의 상품을 제때 공급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 TRS 통화 가능 지역은 도시 지역을 벗어날 경우 도로망 인근으로 국한된다. 특히 지하에서 통화가 되지 않는 것은 치명적인 약점으로 꼽힌다. 김 사장은 이런 문제점을 솔직히 인정하면서 앞으로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통화 가능 범위를 넓히는 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김 사장은 “우리나라는 지하문화가 발달했는데 지하에서 통화가 되지 않다 보니 개인 고객을 모집하는 데 한계가 있다”면서 “이동 경로가 일정한 기업과 물류 업체들을 중심으로 가입자 기반을 늘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적어도 기업체의 작업 범위나 물류의 이동 경로에서는 확실하게 터지는 서비스를 보여주겠다는 것. KT파워텔은 이를 위해 매년 400억원씩 3년간 총 1,200억원을 투자해 통화 가능 지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김 사장은 “다이얼을 누를 필요 없이 무전통화 버튼만 누르면 수십명에서 수천명에 이르기까지 연락하고 싶은 모두와 통화할 수 있다는 게 TRS의 강점”이라고 강조했다. 약점이 없는 것은 아니라 적어도 기업용 통신시장에서는 장점이 많다는 뜻이다. 김 사장은 “여행사들이 TRS 서비스를 도입하면 여행 안내 업무를 혁신할 수 있다”면서 “현재 택시ㆍ물류에 편중돼 있는 TRS를 다양한 사업 영역에 적용할 수 있도록 새로운 비즈니스 솔루션을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김 사장은 “TRS 단말기를 도입하면 각자 편한 위치에서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며 자유롭게 관광을 즐기다가도 무전을 통해 모일 수도 있기 때문에 가이드의 깃발만 쫓아가던 여행이 훨씬 자유로워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중공업의 경우 4,000여대의 단말기를 도입해 공정 및 작업장 관리에 활용하고 있다. 작업장의 특성상 사고 가능성이 높고 이를 즉시 알려주는 데는 무전만큼 확실한 수단이 없기 때문이다. 최근 안양컨트리클럽에서도 TRS를 도입해 경기 관리에 큰 도움을 받고 있다. 안양CC는 무전통신을 통해 실시간으로 경기 상황을 관리하기 때문에 TRS 도입 이전에 비해 하루에 평균 3~4건 정도 예약을 더 받을 수 있게 됐다. KT파워텔은 고객들의 편의를 위해 단말기의 개발 과정에도 모토로라와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다. 과거 단말기들은 커다란 무전기 형태가 대부분이었지만 현재는 휴대폰에 비해 디자인도 크게 뒤떨어지지 않는다. 심지어 카메라까지 달린 단말기도 출시된 상태다. KT파워텔은 단말기 출시 전 고객체험단을 모집해 다양한 의견을 취합하고 이를 모토로라와 함께 단말기 개발에 반영하고 있다. 김 사장은 파워텔의 가장 큰 경쟁자로 이동전화사업자가 아닌 자가망 이용자들을 꼽았다. 잠재적인 고객들이 자가망을 활용하면 고객층에서 이탈해버리기 때문이다. 김 사장은 “많은 기관들이 소규모 자가망을 구축해 무전통신을 하고 있다”면서 “구축 비용은 물론 관리 비용까지 추가로 지출되는데다 불필요한 중복 투자의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파워텔의 TRS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등 각종 국제 행사에서도 단말기와 서비스 지원이 이뤄질 만큼 보안면에서도 검증을 받았으니 안심하고 서비스를 이용해달라”고 덧붙였다.
김우식 사장은 30년을 훌쩍 넘긴 자신의 통신 인생에서 '솔직함'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여긴다. 그는 "약점을 숨기고 거짓말을 하다가는 장점까지도 남이 믿지 못하게 되는 경우를 볼 수 있다"며 "처음에 다소 불리하더라도 솔직한 것이 결국에는 이득이 된다는 것을 몸소 터득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KT와 KTF를 거치면서 마케팅, 기술 부문을 두루 섭렵한 탓에 기술의 조류와 시장의 요구를 읽는 눈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듣는다. 취임 초 기업 및 개인 고객 양쪽을 모두 공략하던 기존의 마케팅정책을 전면적으로 수정해 기업 고객에만 집중하기로 한 것도 김 사장의 안목을 보여주는 사례다. 휴대폰에 비해 통화 가능 범위가 떨어지는 TRS 서비스를 개인 고객에게 제공하려고 노력하기보다는 이동 경로가 일정한 기업 고객에 초점을 맞췄다. 그래서 기업 고객 기반을 확충하는 투자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솔직하게 서비스의 약점을 인정하되 보다 뛰어난 장점도 있다는 것을 설득할 수 있는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정면 승부를 보겠다는 것이다. 김 사장은 직원들에게도 주어진 과업을 수행할 때 정공법으로 돌파하라고 강조한다. 요행을 바라거나 쉬운 길로 돌아가면 그 결과가 분명히 좋지 않다는 오랜 경험이 배어 있는 충고다. 김 사장은 또한 최대한 많은 사람의 의견을 들어보고 결정을 내리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김 사장은 정책을 결정하는 데 있어서 직원 및 관계자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고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결정을 내린다. 최근 KT파워텔에서 시행하고 있는 주니어포럼도 회사 내의 다양한 의견을 취합하기 위해 도입됐다. 주니어포럼은 평소 회사의 의견 결정 과정에서 배제됐던 입사 1~2년차 사원들의 의견을 경영에 반영해 애사심을 높이는 한편 보다 객관적인 시각에서 문제를 바라볼 수 있는 아이디어를 취합한다는 목표로 지난 3월부터 시행됐다. ◇약력 ▦ 54년 경남 창녕생 ▦ 78년 충남대학교 전자공학과 졸업, 기술고등고시(제14회 전기통신기술) ▦ 82년 체신부(현 정보통신부) 사무관 ▦ 95년 한국통신 무선통신사업본부 계획국 국장 ▦ 98년 한국통신프리텔(현 KTF) 경영부문장 ▦ 2002년 KTF 부사장 (경영지원총괄담당) ▦ 2004년 KT 마케팅본부장 (전무이사) ▦ 2005년 KT 부사장 |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