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 집행위는 5일 실시된 그리스 국민투표 결과, 채권단 제안에 대다수의 국민이 반대하는 것으로 전해진 후 그리스 국민의 의사가 표출된 국민투표 결과를 존중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도 이날 전화통화에서 그리스 국민투표 결과를 존중해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
양국 정상은 그리스 국민투표 이후의 유로존 대응을 논의하기 위한 유로존 긴급 정상회의를 7일 개최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도날드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트위터 메시지를 통해 7일 오후 6시(현지시간) 유로존 정상회의를 소집한다고 밝혔다. 유로존 정상회의에 하루 앞선 6일 독일과 프랑스 정상은 파리 엘리제궁에서 그리스 국민투표 이후 상황을 평가하고 이 사안에 대한 양국의 공동 대처 방안을 협의할 예정이다.
6일 아침에는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이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및 예룬 데이셀블룸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 협의체) 의장과 전화회의를 갖는다. 또한 유로존 재무장관들이 이번 주 그리스 관련 회의를 개최한다. 데이셀블룸 유로그룹 의장의 한 대변인은 유로그룹 회의는 6일 열리지는 않고 이번 주내로 열릴 것이라고 밝혔다. 다른 EU 관리는 유로존 고위 관리들이 그리스 국민투표 이후의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6일 회의를 개최할 것이라고 전했다. 각국 재무부 관리들로 구성된 ‘유로워킹그룹’은 그리스 채무 위기를 논의하는 유로그룹 회의를 준비하는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국민투표 결과에 대해 유로존 지도자들이 강경 발언을 자제하면서 대책을 마련하는 움직임을 보이자 향후 협상 재개에 대한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또한 그리스 국민투표 결과에 대해 EU의 한 고위 관리는 “국민투표 부결이 당연히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해 그리스 사태 ‘파국’을 막으려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국민투표 실시 이전에도 그리스 정부와 EU 지도부는 이번 그리스 국민투표가 유로존 탈퇴 여부를 묻는 것이 아니라고 거듭 강조한 바 있다. /정하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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