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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11월 11일] 프리 워크아웃 도덕적 해이 시비 없도록
입력2008-11-10 17:49:32
수정
2008.11.10 17:49:32
정부 여당이 추진하기로 한 프리 워크아웃(pre-workout) 제도는 현재의 금융 및 실물경제 상황을 감안할 때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은 기업이 부도 등으로 망해야 정부나 채권금융단이 구조조정에 개입하도록 돼 있으나 일시적 자금난 등을 겪는 기업에는 부도가 나기 전에 공적자금 지원 등 선제적 조치를 취해 도산을 막는다는 것이 프리 워크아웃 제도다. 정부와 여당은 일반기업은 물론이고 은행에도 프리 워크아웃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글로벌 신용경색으로 초래된 금융위기와 그 여파에 따른 실물경제 침체 가시화로 지금 세계경제는 대공황 이래 유례없이 어려운 상황을 맞았다. 우리 경제도 그 충격을 고스란히 받고 있다. 금융시장의 경우 위기의 진앙지인 미국이나 유럽보다 오히려 더 크게 받고 있다. 조그만 악재에도 환율은 급등하고 주가는 폭락하는 등 극히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것이다.
실물경제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건설업은 말할 것도 없고 석유화학ㆍ자동차 등도 감산과 가동중단ㆍ자산매각ㆍ인력조정 등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하고 있다.
이런 판에 멀쩡한 기업이 일시적 유동성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을 경우 그 파장은 정도 이상으로 확대돼 금융시장은 물론 경제 전체에 큰 타격을 줄 우려가 있다. 실제로 증시가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이다가 어떤 중견그룹의 워크아웃 신청설이 돌자 내림세로 돌변하면서 폭락장이 연출된 적이 있다.
프리 워크아웃이 시행되면 적어도 기업이 흑자 도산하는 일은 막을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시장의 불확실성이 줄어들어 금융시장 안정과 실물경제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문제는 프리 워크아웃이 특혜시비와 도덕적 해이를 부를 우려가 있다는 점이다.
회생 가망성이 없는 기업이 선정되면 아까운 돈만 쏟아넣고 오히려 부실을 늘림으로써 시장불안을 심화시키는 역효과를 초래할 수 있다. 그런 만큼 프리 워크아웃 기준을 세밀하고 정확하게 정해야 한다. 구제금융을 받는 기업과 은행들의 뼈를 깎는 구조조정이 전제될 때 프리 워크아웃이 성과를 거둘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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