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이 개국한 지 딱 200년째인 1592년에 있었던 사건은 임진왜란이 아니라, 17세기부터 20세기 초까지 근대 수백년간 동양에서 일어났던 전쟁 중 가장 대규모이자 격렬했던 동아시아의 국제전(國際戰) ‘조일전쟁’이었다.” 재야 역사가인 조선ㆍ중국ㆍ일본 등 3개국 50여만명의 대병력이 투입됐고, 현대전에서 쓰이는 거의 모든 무기가 동원됐으며 20만명 이상의 전사자가 생긴 대전을 임진왜란으로 부른다는 것은 역사왜곡이라고 주장한다. ‘왕을 참하라’에 이어 두번째 나온 책을 통해 저자는 최강의 육군을 자랑하는 일본과 강력한 해군을 보유하고 있던 조선이 대격돌한 전쟁의 진상을 파격적으로 해석해 나간다. 그는 “전쟁이 터진 지 20일 만에 별 저항도 못 해보고 수도인 한양을 빼앗긴 데 대해 점령당했는데, 이는 세계전쟁사에 유례가 없는, 정말로 부끄러운 일”이라며 “일본 침략군이 부산에서 서울까지 20일 만에 도착했다는 것은, 당시 일반 여행자들이 별문제 없이 그저 슬슬 걸어서 주파하는 시간과 같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일본의 패전 원인에 대해 그는 “일본이 섬나라라 해전에 능하고 육전에 약할 테니 육지에서 막자는 작전 실패가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일본은 전국시대 100여년 동안 육지에서 싸우며 전력이 상승했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거침없는 저자의 해석과 설명이 다소 불편하게 느껴지지만, 주류 학자들과 다른 역사의 해석은 참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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