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을 중심으로 재개발·재건축아파트 분양이 잇따르면서 단지 내 상가 분양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도심 요지에 위치해 있어 입지가 좋은데다 단지 내 고정수요가 탄탄해 상대적으로 상권 형성에 많은 시간이 걸리는 일반 택지지구 내 상가와의 차별성이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재개발·재건축아파트와 달리 재개발·재건축 상가의 정보가 부족한 만큼 투자시 유의할 점도 많다는 지적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강남권을 중심으로 대규모 노후 아파트의 재건축사업에 속도가 붙으면서 아파트는 물론 단지 내 상가 지분투자에 대한 문의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치동 A공인 관계자는 "최근 자산가치보다는 안정적 임대소득을 올릴 수 있는 수익형 부동산에 관심을 갖는 투자자들이 늘다 보니 상가에 대한 관심이 느는 추세"라며 "다만 주택과 달리 시세 자체가 명확하지 않고 수익성 분석에도 어려움이 있는 만큼 치밀한 사전분석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권리가액 높은 조합원이 유리=재개발·재건축아파트의 경우 조합원들의 동·호수 배정 방식은 추첨이다. 조합원 분양신청 때 주택형은 선택할 수 있지만 동·호수는 고를 수 없다는 얘기다.
하지만 재개발·재건축 단지 내 상가는 기존 점포 대지지분의 평당 감정가가 신규 점포 배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평당 권리가액이 높은 상가 조합원순으로 점포 배정 우선권을 주기 때문이다. 예컨대 100㎡짜리 점포를 보유한 A보다 33㎡짜리 점포를 가진 B의 3.3㎡당 감정가액이 높으면 B가 먼저 점포를 선택할 수 있는 식이다.
다만 기존 점포와 같은 층·면에서만 선택이 가능하다. 기존 2층 점포 소유자는 2층만 선택할 수 있고 대로변 상가(외부상가)였으면 새 점포 역시 대로변 쪽으로만 선택할 수 있다.
◇사업 추진상황 꼼꼼히 살펴야=재개발·재건축 추진 단계의 상가를 매입할 경우 무엇보다도 기존 상가의 도면을 토대로 입지와 분양가를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업계 관계자는 "간혹 중개업소에서 급매물로 싸게 나온 점포가 있다고 현혹하는 경우가 있다"며 "하지만 저렴한 점포는 나중에 새 점포 배정에서 불리할 수 있기 때문에 새로 짓는 상가에서 어떤 자리를 배정 받을 수 있는지 꼭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재개발·재건축 상가는 투자자금을 회수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점도 주의할 부분이다. 점포가 준공되더라도 아파트 입주 초기에는 매출이 적어 상당 기간 '월세 공백'이 생기기 때문이다. 특히 재개발·재건축사업 추진이 지연되는 경우도 발생하는 만큼 상가는 물론 아파트 조합 내부상황을 꼼꼼히 체크할 필요가 있다.
◇강남권 대단지 재건축이 블루칩=업계에서는 서울 강남 재건축아파트 단지 내 상가를 투자의 '블루칩'으로 꼽고 있다. 위치·교통·학군이 뛰어나 고정수요가 풍부하다는 것이다. 특히 3,590가구에 달하는 대단지인 반포동 주공1단지 내 상가가 유망주라는 평가다. 상가건물 층수가 높지 않고 대지지분이 많아 향후 상가 일반분양물량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개포지구와 고덕지구 내 저층 아파트 상가 역시 재건축 상가 분양 기대주로 꼽힌다.
일부 재건축단지의 경우 아파트 조합원이 소형주택 1채와 상가 점포 1개를 선택할 수 있도록 사업을 추진 중인 점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송파구 잠실동 88공인의 김용태 대표는 "잠실주공5단지의 경우 정부가 1+1 재건축을 허용함에 따라 소형주택과 상가 점포를 함께 분양 받는 방식도 추진 중"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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