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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켈 "신뢰 사라졌다" VS 올랑드 "그렉시트 막을 것"

■ "그리스 문제 결론내겠다" 유로존 정상 '끝장토론'<br>채권단 새 개혁안 긍정 평가 불구 유로그룹 "실행 의문" 결론 못내<br>3차 구제금융 1150억 유로 필요… 예상보다 큰 규모도 부담으로<br>獨 "5년간 유로존 탈퇴" 제안… 핀란드도 추가 지원 강력 반발


그리스가 또다시 안갯속으로 빠져들었다. 지난 9일(이하 현지시간)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가 내놓은 고강도 개혁안도 누적돼온 그리스 정부에 대한 채권단의 불신을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인 것으로 드러났다.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협의체) 차원의 논의가 교착상태에 빠짐에 따라 그리스의 운명을 가를 '마지막 회의'가 될 것으로 여겨졌던 12일 유럽연합(EU) 정상회의는 시작 수 시간을 앞두고 취소됐다. 여기에 독일과 핀란드 등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일부 회원국들이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Grexit) 가능성에 무게를 실으며 강경한 입장을 고수해 그리스의 앞날은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형국이 돼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11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로그룹 회의에 참석한 유로존 재무장관들은 9시간의 마라톤 회의 끝에도 그리스 개혁안 수용 및 구제금융 협상 재개 여부에 대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예룬 데이셀블룸 유로그룹 의장은 회의를 마친 후 기자회견에서 "그리스의 제안과 신뢰성 문제, 그리고 재정적 문제들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했지만 결론을 내지는 못했다"며 12일 오전에 회의를 재개한다고 밝혔다.

유로그룹 회의 전만 해도 국제사회에서는 유럽연합(EU)·유럽중앙은행(ECB)·국제통화기금(IMF) 등 이른바 '트로이카'로 불리는 국제채권단이 그리스의 강화된 개혁안과 관련해 구제금융 협상 재개를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는 소식에 사태 해결 기대감이 높아졌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그리스의 새로운 제안은 진지하고 신뢰할 만한 것"이라고 평가했으며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도 "협상 타결을 더욱 낙관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리스 의회가 새 개혁안을 84%라는 압도적 찬성으로 통과시킨 것도 협상 타결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이날 열린 유로그룹 회의는 이 같은 기대와 다른 방향으로 전개됐다. 데이셀블룸 의장은 "개혁안이 만족스럽지 않고 설령 만족스럽다 해도 실제로 실행될지에 대한 의문이 남는다"고 지적했다. EU의 한 관리도 "회의장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그리스의 제안이 너무 미흡하고 늦었다는 것"이라며 "그리스 정부에 개혁안 이행을 위한 추가 보장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많았다"고 밝혔다.

유럽 각국이 그리스 개혁안을 전보다 높이 평가하면서도 선뜻 협상 재개에 합의하지 못하는 것은 3차 구제금융 규모가 예상보다 커 자국의 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그리스는 최근 향후 3년간 535억유로(약 67조2,077억원) 규모의 자금을 요청했지만 실제 국제통화기금(IMF) 등이 산출한 결과 3차 구제금융 지원 규모는 이를 훌쩍 뛰어넘는 740억유로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런 가운데 독일 정부가 향후 5년간의 '제한적' 그렉시트를 그리스 사태 해법으로 검토한 사실을 알리는 문건이 유출되면서 그리스 사태에 대한 비관론을 가중시켰다. 독일 일간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FAZ) 일요판은 "독일이 그리스에 최소 5년 동안 한시적으로 유로존에서 탈퇴하는 해법을 제안했다"고 재무부 문건을 인용해 보도했다. 10일 작성된 이 문건은 그리스의 새 개혁안이 노동시장, 공공 분야, 은행 부문 등에서 충분하지 않아 3차 구제금융 협상의 기반이 될 수 없다고 적시하고 그리스는 '5년간의 한시적 그렉시트'를 통해서만 충분한 채무조정이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보도가 나오자마자 독일의 다른 일간지는 이 문건이 '플랜B' 수준으로 검토된 실무보고서일 뿐이라고 격하했으며 그리스 정부도 유로그룹 회의에서 한시적 그렉시트에 대한 얘기를 들은 적이 없다며 보도 내용을 부인했다. 하지만 독일 dpa통신은 그렉시트 대안론이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지그마어 가브리엘 부총리, 볼프강 쇼이블레 재무장관 간에 조율된 사안이라고 보도해 한층 파문을 키웠다.

여기에 핀란드도 그리스에 대한 추가 지원에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핀란드 의회는 이날 그리스에 대한 어떤 추가 구제금융 방안도 수용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핀란드의 제2당이자 연립여당을 구성한 핀란드인당이 그리스 추가 지원안을 지지할 경우 현 내각을 실각시키겠다고 압박했으며 이에 따라 의원 25명으로 구성된 대의원회가 논의 끝에 그렉시트를 지지하기로 한 것이다.

dpa통신은 익명의 관계자를 인용해 "19개 유로존 회원국 가운데 10개국 이상이 회의적 입장"이라며 "그리스를 지지하는 것은 프랑스 등 일부 국가"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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