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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D금리 담합 조사 파문 확산] 佛·獨으로 번지는 리보 조작 스캔들

HSBC·도이체방크 등 4개 대형은행도 조사<br>세계 중앙은행 총재단 9월 바젤서 개혁 논의

"오늘 중요한 가격 결정이 몇 건 있어. 1개월물은 크게 내리고 3개월물과 6개월물은 높일 수 있을까. 도와줘서 매우 고맙다." "물론. 그렇게 하겠다."

지난 2006년 8월14일 영국 바클레이스의 런던사무소에서 유로스와프 트레이더로 근무하던 필리프 모르유셰프가 유리보(유럽 12개국 은행 간 금리) 산출 담당자와 주고받은 e메일 내용이다.

1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바클레이스가 리보(런던 은행 간 금리) 조작에 이어 프랑스 크레디아그리콜과 소시에테제네랄, 영국 HSBC, 독일 도이체방크 등 최소 4곳의 대형 은행들과 유리보 조작에도 적극 가담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조작 스캔들 전방위 확산=FT는 영국금융청(FSA)이 모르유셰프가 지난 2005~2007년 바클레이스 재직 당시 위의 4개 은행을 비롯한 다른 은행에서 유리보 산정에 참여하는 트레이더들과 전화와 메신저, e메일 등을 통해 매일 접촉한 혐의를 발견해 조사 중이라고 전했다.

트레이더들은 모르유셰프와 마찬가지로 자신들이 근무하는 은행의 유리보 산출 담당자에 압력을 행사해 유리보를 조작했고 유리보의 등락에 따라 자신들의 선물 포지션에서 이익을 챙겼다.

감독당국의 조사가 진행될수록 조작의 ▦대상 ▦기간 ▦사유 ▦연루된 은행 등이 계속 확대되면서 금리조작 스캔들이 전방위로 확산되는 모양새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7~2009년 은행들이 자본건전성이 높아 보이기 위해 조작했다면 이번에 적발된 건은 금융위기보다 수년 앞서 진행된 것으로 단순히 거래상 이익 취득이 목적이었다.



FT는 최소 10곳의 감독당국이 20여개의 금융기관에 대한 조사에 들어갔으며 전세계적으로 은행들과 트레이더들이 연루된 이번 사건에 바클레이스는 조사가 가장 먼저 끝난 은행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은행들도 윗선에서 지시했나=유리보 조작 과정에서 모르유셰프와 다른 은행 트레이더들 간의 관계가 드러나면서 얼마나 많은 은행들이 여기에 연루됐으며 실무자 외에 윗선에서도 이를 인지하고 있었는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바클레이스의 경우 밥 다이아몬드 최고경영자(CEO) 등 경영진이 직접 조작을 지시한 혐의를 받아 줄줄이 사임한 만큼 다른 은행들 역시 경영진이 연루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현재 돈세탁 스캔들에까지 휘말려 있는 HSBC의 경우 스튜어트 걸리버 CEO가 투자은행(IB) 사업부를 담당하던 시기에 HSBC 트레이더들이 모르유셰프와 접촉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이달 취임한 도이체방크의 안슈 제인 공동 CEO도 과거 IB 부문 대표를 맡은 바 있어 금리 조작과 관련된 책임 소재를 추궁당할 가능성이 있다.

◇세계 중앙은행, 리보 개혁ㆍ대체안 논의=한편 리보 조작 스캔들과 관련해 오는 9월9일 스위스 바젤에서 열리는 세계 중앙은행 총재단 경제자문위원회에서는 리보 개혁 문제가 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9일 보도했다. 또 한 주 뒤 개최되는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금융안정위원회(FSB) 운영위원회에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FSB 위원장을 맡고 있는 마크 카니 캐나다 중앙은행 총재는 최근 리보를 대체할 금리 도입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환매조건부채권매매(Repoㆍ특정 가격에 되사는 조건으로 판매하는 금융상품) 금리와 초단기대출금리(OIS)를 언급했다.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도 레포(Repo), OIS와 함께 미국 단기국채금리를 대안으로 지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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