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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칼럼] 희토류 大戰
입력2010-12-28 17:59:26
수정
2010.12.28 17:59:26
"중국은 이제 외국의 자본을 원하지 않습니다. 첨단기술을 갖고 들어오기를 바랍니다"
중국 최대 희토류 광산ㆍ공업도시인 바오터우의 희토 국영업체인 바오강희토 관계자가 외국기업의 합작 방안에 대해 묻자 던진 일성이다. 중국의 수출제한으로 국제이슈가 되고있는 희토류 현장을 취재하면서 희토류 자원전쟁의 이면에는 치열한 기술전쟁이 전개되고있다는 느낌을 지우기 힘들었다. 바오터우 현지 희토류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희토류 수출제한의 명분으로 자원고갈과 환경오염을 내세우고있지만 실질적인 목적은 희토 소재산업으로 이어지는 고부가가치 첨단시장을 장악하기 위한 것이다"고 말했다.
희토류는 풍력터빈, 전기자동차 등 미래 신성장 산업의 필수 소재로 쓰인다. 중국 정부는 올해 신에너지 등을 7대 신흥 전략산업으로 규정하고 막대한 재정자금을 쏟아넣고있다. 미국 정부는 최근 중국정부가 풍력산업 입찰에 있어 국내외 기업을 차별하고 있다며 중국을 WTO에 제소하겠다고 밝히는 등 미래 산업시장을 선점을 위한 치열한 샅바싸움을 벌이고있다. 중국은 동시에 국영기업 중심으로 희토업계 통폐합에 나서며 희토 신소재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있다.
중국은 그동안 희토류 원료를 일본 등 선진국에 헐값에 팔아왔고 이들 원료로 만든 고급 영구자석 등 희토류 소재를 수천배의 가격을 주고 수입해 왔는데 더 이상 이같은 국제 공급사슬 구조를 용인하지 않고 깨뜨리겠다는 것이다. 중국은 세계 최고의 희토류 가공기술을 가진 일본이 고급 첨단기술을 갖고들어오면 얼마든 희토류 원료를 공급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기술유출을 우려한 일본은 이를 거부하고 호주, 미국 등 여타 희토광산국으로부터의 원료 공급 다변화를 꾀하고있다.
희토를 둘러싼 현장에서의 기술전쟁은 그야말로 치열하다. 현지 업계 관계자는 "일본은 중국이 영구자석의 원료가 되는 네오디뮴의 수출을 제한하자 네오디뮴과 붕소의 화합물 형태로 수입을 하기도했다"며 "이를 뒤늦게 알고 중국정부가 희토류 화합물의 수출 통제 범위를 확대하는 조치를 취했다"고 말했다.
중국이 이렇게 소재산업 육성을 위해 뛰고있는데 한국의 현주소를 생각하면 답답함을 지우기 힘들다. LCD TV, 휴대폰 등 가전제품의 세계 강자라고 하지만 이들 부품에 들어가는 희토 소재를 사실상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있다. 중국의 희토류 수출제한이 가속화하면서 희토류 소재 수급불안은 더욱 심해지고 자칫 한국의 주력산업이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한국정부는 소재산업 육성을 외치고있지만 희토소재시장 자체가 없는 상황이라 공허하기만 하다. 정부와 민간, 학계가 힘을 합쳐 근본적이고 장기적인 소재시장 육성에 나서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충고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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