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4·3 사건을 다룬 오멸 감독의 영화'지슬-끝나지 않은 세월2(이하 지슬)'이 12만 관객을 돌파, '똥파리'를 넘어 4년 만에 다양성(독립영화) 극영화 부문 최고 흥행기록을 세웠다.
23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달 21일 개봉한'지슬'이 누적관객 12만3,253명을 기록했다. 이는 상영관 100개 미만 국내 다양성 극영화 중 최다 관객수를 갖고 있는'똥파리'(12만 3,046명)를 4년만에 넘어선 수치다.
개봉 초반 제주 2개 영화관에서만 상영된 이 영화는 이 지역에서 2주 동안 1만5,000여 관객을 모으며 흥행 조짐을 보였고, 이어 지난달 21일 전국 72개 상영관에서 개봉해 첫 주에만 1만7,000여명을 동원하는 등 전국적으로 돌풍을 일으켰다. 서울이 아닌 특정 지역에 뿌리를 둔 영화인들이 그 지역에서 만든 독립영화로 전국적인 흥행을 일으켰다는 점에서도 이례적이다.
제주말로'감자'를 뜻하는 이 영화는 1948년 11월 제주에'해안선 5km 밖의 모든 사람을 폭도로 간주하고 무조건 사살하라'는 미군정의 소개령이 내려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역사적 사실에 대한 비판의식을 기반으로 만들어졌지만 완성도와 재미를 두루 갖췄다는 평이다. 특히 빼어난 영상미, 유머러스한 대사와 상황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오멸 감독은 이 영화로 세계 최고 독립영화제인 미국 선댄스영화제에서 심사위원대상(최고상)을 수상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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