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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후진국보다 못한 기업환경
입력2005-09-14 16:49:02
수정
2005.09.14 16:49:02
정부는 경제와 관련, 기회가 있을 때마다 강조해온 것이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겠다’는 말이다.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한 투자설명회에서도 그랬고 국내 기업인들과의 회동에서도 어김없이 나온 말이었다.
참여정부만이 아니라 문민정부ㆍ국민의 정부 등 이전 정부도 마찬가지였다.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었던 셈이다. 그렇다면 이제는 세계 톱 클래스는 아니더라도 크게 좋아져야 마땅할 것이다.
그러나 세계은행이 발표한 ‘2006년 기업활동 보고서’는 정부의 노력이 구호에 그쳤음을 보여준다. 155개국의 기업활동 여건을 평가한 이 보고서에 따르면 기업하기 가장 좋은 곳은 뉴질랜드였으며 한국은 27위에 그쳤다.
미국ㆍ캐나다ㆍ노르웨이ㆍ영국 등 서구 선진국과 아시아의 싱가포르ㆍ홍콩ㆍ일본 등은 말할 것도 없고 태국(20위)ㆍ말레이시아(21위)에 까지 밀렸다. 기업활동 여건이 처진다는 것은 기업경영의 애로요인이 많고, 경쟁력을 갖기 어렵다는 이야기나 다름없다는 점에서 걱정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한국이 이런 낮은 평가를 받는 것은 사실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무엇보다 규제가 심하다. 수도권 밖에서 농지를 전용해 3,000평 정도의 공장을 지으려면 68건의 규제를 통과해야 하며 행정절차 기간 6개월, 행정비용만 1억5,000여만원이 든다는 조사도 있다.
창업절차 또한 복잡하기 짝이 없다. 산업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법인설립에 16단계의 절차와 58개의 서류가 필요하다. 해고가 거의 불가능할 만큼 경직된 노동시장도 빼놓을 수 없는 문제다. 외국인 투자가들은 노사문제를 한국투자의 가장 큰 걸림돌로 꼽고있는 실정이다. 그러니 창업여건과 노동시장 분야에서 우리나라가 각각 97위, 105위를 기록한 것은 놀랄 일이 아니다.
열악한 기업환경은 외국자본의 투자기피는 물론이고 국내 기업들의 해외진출을 부추기는 원인이 된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우리경제의 앞날은 결코 밝을 수 없다. 기업하기 좋은 나라 만들기가 더 이상 구호로 그쳐서는 안 된다. 보다 과감하고 실효성 있는 규제완화와 함께 투쟁일변도 노동운동의 변화 등 노동시장의 유연성 확보가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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