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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이 만난 사람] 이참 한국관광공사 사장

"기발한 관광 아이디어, 사업화 적극 지원"<br>관광에도 창업 붐 조성, 좋은 일자리 많이 창출… 국민휴가문화 정착 앞장<br> 내년 한국 방문의 해 맞아 MICE 콘텐츠 개발에 역점



"훌륭한 관광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이 그 아이디어를 사업화할 수 있도록 정책적ㆍ재정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 관광공사 내에 (가칭) 관광산업지원센터를 설립해 관광도 정보기술(IT) 못지 않게 한국을 이끄는 핵심 산업으로 육성하겠습니다." 지난 7월 말 귀화 한국인 최초로 공기업 사장에 올라 국민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이참(55ㆍ사진) 한국관광공사 사장은 관광공사 집무실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내가 관광공사 사장이 된 것 자체가 정부의 관광산업에 대한 지대한 관심을 증명하는 일"이라며 현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국내총생산(GDP)에서 관광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최하위(6.7%)인 한국 관광산업에 정책적인 뒷받침과 국민들의 마인드 제고가 이뤄지면 관광 선진국 진입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자신했다. 그는 "관광 선진화의 일환으로 국민들의 휴가문화 정착에 앞장서고 싶다"며 "15세 이상 경제활동인구의 국내여행 일수가 7일에서 14일로 늘어나면 약 34만5,335개의 일자리가 창출되는 고용효과도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이 사장은 또 "한국 방문의 해를 맞아 고부가가치 관광산업인 MICE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글로벌 MICE 캠페인'을 벌이는 한편, 특히 MICE 산업의 콘텐츠 개발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관광산업경쟁력강화회의에 참석한 이명박 대통령도 관광산업으로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는데 일자리 창출에 중점을 둔 관광산업 육성책이 있으신지요. ▦우선 내년 초 관광공사 안에 (가칭) 관광창업지원센터를 설립할 계획입니다. 공사 유보자금 100억~300억원으로 관광창업기금을 마련해 관광 분야에도 창업 붐을 일으켜보겠습니다. 기발한 관광 아이디어가 있는 사람들이 그 아이디어를 상업화할 수 있도록 종잣돈도 대주고 정부보증기관(신용보증기금 등)의 보증을 받아 대출도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겠습니다. 그동안 관광업은 정부 차원의 창업지원 프로그램에서 소외돼왔는데 이제부터 관광을 독자적인 산업으로 인식하고 확실히 지원해야 합니다. 예컨대 B&B(Bed&Breakfast)형 간이숙박업, 소규모 테마파크, 자전거 택시 등의 아이템을 운영하는 민간사업체가 하나둘 생기면 일자리는 자연스럽게 늘어날 겁니다. -최근 공사 직원들에게 내년부터 2주일 장기휴가를 떠나라고 하셨지요. ▦전직원한테 내년도 2주 휴가 계획서를 내라고 했습니다. 저 또한 가족들과 날짜를 협의하고 있습니다.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누구나 충전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기존의 4~5일 휴가로는 충분히 충전되기 어렵습니다. 2주일 정도는 일상에서 떠나 있어야 새로운 볼거리와 놀거리를 즐길 수 있고 창의력도 생기지요. 그리고 관광은 일차적으로 국내 고객을 상대로 하는 산업입니다. 수요가 있어야 공급이 있는데 우리 국민들이 국내에서 여행을 안 하니까 관광 인프라가 취약한 겁니다. 내수관광 활성화를 위해 관광공사부터 솔선수범해 휴가를 늘리면 다른 기관이나 기업체들도 동조할 겁니다. 이미 몇몇 기업에서 효과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공사에서 15세 이상 경제활동인구의 국내여행 일수가 1주일에서 2주일로 늘어날 경우를 미리 추정해보니 약 34만5,335개의 일자리 창출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내년부터 '2010~2012 한국방문의 해'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세계관광기구(UNWTO) 총회 등 국내에서 대규모 행사가 줄줄이 예정돼 있습니다. 전시 및 이벤트(MICEㆍMeetings, Incentives, Conventions, Exhibitions) 산업을 키울 수 있는 호기로 보입니다. ▦현재 MICE 시장은 전세계가 뛰어드는 치열한 전쟁터입니다. 우리는 시장에 다소 늦게 진입해 인프라 측면에서 많이 부족합니다. 국가별 국제회의 개최 건수(UIA 집계)에서 세계 6위인 독일은 국민 1인당 부가가치로 따지면 세계 1위이며 컨벤션 인프라 수준도 우리의 10배나 됩니다. 컨벤션은 세계적인 산업인 만큼 글로벌 네트워크를 잘 활용해야 하고 전문 노하우나 선진기법을 배워야 합니다. 상하이엑스포의 경우 독일에 위탁 운영하고 있습니다. 우리도 독일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면 제가 할 역할이 있을 거라고 봅니다. MICE 산업에서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콘텐츠입니다. MICE 산업 중 가장 비중이 큰 인센티브 관광의 핵심인 엔터테인먼트 등에서 차별화해야 승산이 있는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우리는 잠재적 경쟁력이 충분합니다. 짧은 시간에 세계가 놀랄 만한 급속한 경제성장을 이룬 우리는 외국에서도 배울 게 많습니다. 이런 부분을 부각시켜 마케팅을 해야 합니다. -4대강 사업은 관광에 도움이 된다고 보십니까. ▦제가 생각하는 한국의 매력은 풍수적 에너지인 '기(氣)', 2002년 월드컵 때처럼 흥겨운 에너지인 '흥(興)', 감성적이면서 따뜻한 에너지인 정(情)'입니다. 특히 정의 경우 사회가 각박해지면서 많이 잊고 살지만 무의식 중에는 다들 남아 있으니 계기만 있다면 분명히 다시 발산될 것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4대강 사업은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옛날에 강가에 앉아 막걸리도 마시고 시도 읊조리고 한 것처럼 '물'이라는 것을 매개로 우리가 잊고 있던 정신적 여유를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여러 차례 한 얘기지만 독일 라인강은 우리 강과 비교하면 아무것도 아닐 정도로 우리 강은 엄청난 경쟁력이 있기 때문에 내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4대강 종합관광사업을 전개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 -취임 직후부터 꾸준히 스토리텔링 관광을 강조하셨는데. ▦지금까지 스토리텔링 관광이 잘되지 않은 이유 중 하나는 공무원들이 했기 때문이라는 게 제 생각입니다. 하수처리 업무를 하던 공무원이 관광 업무를 한다고 갑자기 다양한 아이디어가 나오기는 어렵지 않습니까. 제일 효과적인 스토리텔링 방법은 드라마 같은 방식입니다. 요즘 시청률이 높은 '선덕여왕' 드라마가 좋은 예입니다. 신라시대와 경주를 알리려면 선덕여왕의 스토리와 연계하면 된다는 얘깁니다. 한글의 경우도 과학성을 높이 평가하지만 정작 한글을 만든 곳이 어딘지 아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외국 같으면 집현전이 있던 장소를 성지화하고도 남았을 겁니다. 그만큼 우리 모두가 우리 문화에 대해 무관심했던 거지요. 음식도 유래를 알고 먹으면 더 맛있는 것처럼 평범함 속에 묻혀 있던 특별함을 끄집어내 알려주는 이런 것들이 바로 스토리텔링입니다. 스토리텔링 전문가들을 찾아내 일을 맡기고 관광공사나 지자체 공무원들은 이들의 코디네이터 역할을 하면 되겠지요. -관광공사 재임기간 동안 한국 관광 발전에 기여했다고 평가 받고 싶은 일은 무엇인지 말씀해주시지요. ▦우선 한국의 휴가문화를 정착시키고 싶습니다. 공사부터 앞장서 제대로 된 휴가문화를 정착시키면 선진 관광문화가 자리 잡고 국민적 인식도 개선될 거라고 봅니다. 관광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만 바뀌면 IT처럼 관광도 하나의 산업군으로 자리잡아 정책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겠지요. 두번째는 새로운 한국의 관광 이미지를 만드는 것입니다. '왜 한국에 와야 하느냐'에 대한 논리를 개발하는 것입니다. 다른 곳에서 찾을 수 없는 한국만의 매력을 세계에 각인시키는 작업을 꾸준히 진행해 언젠가는 세계인들이 한국을 필수 관광지로 생각하도록 만들겠습니다. 대부분의 국가들이 가까운 나라에서 관광객을 유치합니다. 우리나라에서 비행기로 4시간 거리에 20억명이 살고 있습니다. 우리의 잠재적인 자원을 끄집어내 알리면 관광산업의 성장 잠재력을 무한하다고 생각합니다. 또 한가지 관광공사를 신명나는 조직으로 만들겠습니다. 관광은 다른 어떤 산업 분야보다 창의력이 요구되는 분야인 만큼 조만간 공사 내에 '기업문화위원회'를 출범시켜 열린 소통의 문화를 정착시킬 수 있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모으고 실천하겠습니다. ◇약력 ▦1954년 독일 바트크로이츠나흐 ▦1977년 독일 구텐베르크대 졸업 ▦1978년 주한 독일문화원 강사 ▦1986년 한국으로 귀화 ▦1992년 한독상공회의소 이사 ▦2000년 참스마트 대표이사 ▦2002년 KTF 사외이사 ▦2004년 기아자동차 고문 ▦2004년 기획예산처 혁신자문위원 ▦2007년 대통령선거 한반도대운하 홍보대사 및 대통령후보 특별보좌역 ▦2007년 예일회계법인 고문 ▦2009년 한국관광공사 사장
관광열정 강조한 '3관 5림' 안팎서 화제
■이참 사장은… 귀화인 첫 공기업 수장… '세계적인 눈을 가진 한국인'
中·日시장 세일즈위해 節酒하며 외국어 '열공'
귀화인 최초로 이참 한국관광공사 사장이 공기업 수장에 임명된 일은 한국사회가 글로벌 다문화 시대로 한 발짝 더 나아가는 열린 인사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공기업 조직 특성상 기업 운영을 잘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도 나타냈다. 취임 5개월째를 맞은 이 사장은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키며 창의적이고 커뮤니케이션이 활발한 관광공사의 조직문화를 새롭게 쓰고 있다. 월례조회는 딱딱한 조회 형식에서 벗어나 3무(높은 무대, 연단, 경례가 없음) 2탈(탈형식ㆍ탈권위)의 리셉션 형식을 취하고 수시로 직원들과 e메일로 소통하고 있다. 이 사장이 직원들에게 강조한 이른바 '이참표 3관 5림'은 회사 안팎에서 화제를 모았다. 사람의 도리에 삼강오륜이 있듯 관광산업인으로서의 자세와 관광에 대한 열정을 강조한 내용이다. '3관'이란 관심(關心)ㆍ관찰(觀察)ㆍ관계(關係)로 고객 입장에서 생각하고 일하자는 고객중심주의 태도를 말한다. 5림은 떨림ㆍ끌림ㆍ어울림ㆍ울림ㆍ몸부림이다. 관광객의 가슴을 '떨리게' 하고 그들의 마음이 '끌리도록' 해야 한다. 그래서 그들과 하나가 되어 '어울림'의 장이 이뤄졌을 때 감동, 즉 마음속의 '울림'을 줄 수 있으며 끝내 고객은 기쁨에 '몸부림치게' 된다는 뜻이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외국 사람으로 오해하고 있다며 한국에서 생활한 시간(32년)이 태어나서 독일에서 산 시간(25년)보다 길다고 강조한다. 자신을 굳이 정의하자면 '세계적인 눈을 가진 한국 사람'이라는 것. 외국에서 살았다고 해서 무조건 새로운 시각을 가질 수 있는 것은 아니고 한국에서 부대끼며 살아온 다양한 경험이 적절하게 버무려지는 과정을 통해 자신만의 독특한 시각으로 한국의 문제점과 발전방향을 파악할 수 있다고 자부한다. 지난 1978년 우연히 들른 한국에 빠져 1986년 한국인으로 귀화한 이 사장은 귀화 당시 이름을 '한국의 도우미'라는 뜻에서 이한우로 지었다가 '한국 사회에 참여하는 사람' '참된 한국인'이라는 의미에서 이참으로 개명했다. TV 드라마에 출연하면서 방송인으로 얼굴을 널리 알리기도 했지만 여러 기업의 사외이사나 고문 등 한국을 돕는 일을 해왔다. 지난 대선 기간에는 '이명박 캠프'에서 한반도대운하특별위원회 특별보좌관으로 활동하면서 한국사회에 본격적으로 참여하게 됐다. 키 190㎝를 넘는 이 사장은 체구에 걸맞게 '두주불사형' 애주가로 알려져 있으나 사장 취임 후 적어도 6개월 동안은 술을 끊겠다고 선언했다. '절주'는 현재진행형이며 한국 관광의 최대 시장인 일본과 중국에서 직접 세일즈 활동을 하기 위해 일본어ㆍ중국어 공부에 매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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