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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 찾기 힘든 정부 일자리사이트

대부분 약사·강사·간호사 등 전문 자격증 소지자만 뽑아

"경단녀 취업 돕자" 취지 무색


주부 김선아(37ㆍ가명)씨는 요즘 들어 일자리를 찾고 있다. 결혼 후 육아문제로 다니던 직장을 그만둔 김씨는 최근 아이가 유치원에 들어가면서 시간적인 여유가 생겼기 때문이다. 특별한 자격증은 없지만 출산 전까지 서울의 한 중소기업에서 4년간 사무직으로 일한 경험이 있어 사무업무에는 자신이 있어 구직을 결정하게 된 것이다. 김씨는 정부가 자신과 같은 경력단절여성을 위해 시간선택제 일자리를 크게 늘린다는 소식에 기대를 갖고 정부가 운영하는 취업포털 사이트인 '워크넷'을 뒤졌다. 워크넷에는 지난 3월부터 경력단절 여성의 취업을 돕기 위해 시간제 일자리 정보를 서비스하는 사이트가 지난 3월말부터 구축, 운영돼 오고 있다. 그러나 김씨는 한 달이 넘게 마땅한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워크넷에 떠 있는 시간제 일자리 구인공고 대부분이 약사나 간호사 같은 전문직을 구하는 사례가 대부분이어서 김씨와 같은 단순 사무직 경력의 여성이 원하는 직업을 찾기는 하늘의 별따기에 가깝기 때문이다.

25일 워크넷의 시간 선택제 일자리 전용 서비스를 살펴본 결과 이날 현재 540여 개의 채용공고가 올라와 있다. 그러나 단순 사무직 경험이 있는 여성을 원하는 공고는 한 손에 꼽을 정도다. 임금이 높은 순서대로 게재된 일자리를 살펴보면 네일아트 전문강사, 원어민 영어강사, 약사, 컴퓨터 강사, 간호사 등으로 대부분 전문기술이나 자격증이 필요한 직업들이 대부분이다. 특히 시급 7,000~8,000원을 내건 구인공고는 대부분 요양보호사 모집광고로 채워져 있어 요양보호사 전문 구인정보 사이트가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 정도다. 드물게 수도권 지역의 특별한 자격이 필요 없는 경리직원 구인도 있긴 하지만, 3명 모집에 120명이 지원할 정도로 대기업 공채 못지 않은 경쟁률을 보이고 있다. 김씨는 "기대를 잔뜩했는데 실제로 선택할 수 있는 직업을 찾기가 쉽지 않아 괜한 기대를 한 것 같아 속상하다"고 말했다.

이렇다 보니 시간 선택제 일자리 정보 제공 서비스가 부실하게 운영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약사나 간호사 등 전문자격을 가진 여성들은 각 영역의 협회나 전문지 등을 통해 일자리를 구하는 데 별 문제가 없고, 요양보호사 역시 관련 사이트나 기관에서 일자리 연결이 충분히 이뤄지고 있는 실정이다. 6살난 아들을 둔 주부 안숙자(36·가명)씨는 "정부의 시간제 구직정보 사이트가 홍보만 요란했지, 실제 경력단절 여성들이 선호하는 구직정보는 제대로 된 게 없다"며 "일자리 수를 많아 보이게 하려고 실효성 없는 구직 정보만 잔뜩 올려 놓은 게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경력단절 여성 등 시간제 일자리 구직자들이 시간 낭비하지 않고 원하는 일자리를 바로 파악할 수 있도록 사이트 개선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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