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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은행들, 테러·마약자금 규제 강화에 해외 송금 기피… 이민자들 피해

미국 대형은행들이 테러·마약거래 관련 자금에 대한 금융거래 규제 강화로 국외 송금 업무를 줄이거나 폐지하면서, 미국에 이민 온 외국인들이 피해를 볼 것으로 보인다고 뉴욕타임스(NYT)가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신문은 금융당국의 규제 강화로 JP모건체이스와 뱅크오브아메리카가 멕시코 이민자들에게 낮은 수수료를 받고 송금하던 서비스를 중단했으며, 스페인계 은행인 BBVA도 중남미 국가들에 대한 외화송금 부문의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씨티은행 그룹의 바나멕스 USA도 최근 돈세탁 문제로 미 연방 정부의 조사를 받게 되면서 텍사스·캘리포니아·애리조나에 있는 지점 상당수를 폐쇄하며 멕시코로의 송금 업무를 대부분 중단시켰다.

앞서 JP모건체이스는 지난 2월 자금세탁 방지 명목으로 뉴욕에서 일하는 각국 외교관들의 은행내 계좌 거래를 전면 중단하기도 했다. 미 금융당국은 테러리스트, 마약밀매업자가 은행 시스템을 돈세탁에 이용하려 할 수 있기 때문에 강력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러한 조치로 인한 피해는 가난한 이민자들이 주로 받고 있다. NYT는 “멕시코 이민자가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이 크고, 다른 남미나 아프리카 국가들도 악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2012년 미국에서 국외로 송금된 돈은 511억달러(51조7,234억원)로, 이 중 절반 가까이가 멕시코로 송금됐다. 은행으로서는 송금에 부담이 커진 만큼, 결국 송금 수수료를 올릴 것이라는 게 금융 전문가들의 공통 견해다.

이에 불법행위를 근절시키려는 미 정부의 노력이 자칫 은행을 법 집행기관처럼 만들고, 나아가 저임금 이민자에게 정상적으로 은행을 이용토록 하는 공적기능까지 약화시킬 수 있다는 비판론이 대두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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