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유럽 경제를 쥐고 있는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와 독일, 프랑스 정상들이 잇달아 경제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강한 의욕을 보인 가운데 다음달 2일 열리는 ECB 통화정책 회의에서 구체적인 조치가 나올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미국도 지난주 발표된 2ㆍ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 분기에 비해 둔화된 것으로 나타나 다음달 1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회의(FOMC)에서 경기부양책이 나올 것이란 기대감이 어느 때보다 높다.
유럽에서는 ECB회의에 앞서 31일 지난달 실업률과 이번달 소비자 물가지수(CPI)가 나오고 다음달 1일에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발표된다. 전문가들은 실업률이 지난 5월에 비해 0.1%포인트 상승한 11.2%를 기록하고 CPI와 PMI는 각각 2.4%와 44.1로 전월과 동률을 이룰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이미 실업률이 고공행진을 하고 있고 PMI역시 경기확장을 의미하는 50을 훨씬 밑돌고 있어 수치가 소폭 상향하거나 오히려 악화될 경우 ECB의 경기부양책 수위는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경우 지난주 발표된 2ㆍ4분기 경제성장률이 1.5%를 기록, 지난 1ㆍ4분기의 1.9%에 비해 크게 둔화된 것은 물론 지난해 3ㆍ4분기 이후 가장 저조한 실적을 보여 다음달 1일 열릴 FOMC에서 추가 경기부양책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다만 현재까지 미국의 고용, 부동산 지표가 부진과 호조를 반복하며 뚜렷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지 않고 있어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9월까지 좀 더 지켜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31일과 다음달 1일 잇달아 발표되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케이스실러 주택가격지수와 개인소비지수, MBA 주택융자 신청자수, 공급자관리협회(ISM) 제조업지수 등 주택ㆍ소비ㆍ제조업 지표에 따라 추가부양책에 대한 향방이 갈릴 것으로 보인다.
한편 중국이 2주 전 개최한다던 연중경제회의를 지난주에도 열지 않으면서 미국과 유럽의 중앙은행 회의가 예정된 이번 주에 함께 개최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특히 다음달 1일 발표되는 중국의 이번 달 제조업PMI와 HSBC제조업PMI가 저조할 경우 과거 ECB, 영국중앙은행(BOE)와 동시에 경기부양책을 발표한 것과 비슷한 선택을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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