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의자 이모(50)씨가 “10년 전 집에 돌아왔는데 남편이 베란다에 숨져 있었고 거실에 있는 고무통에 넣은 뒤 작은 방으로 옮겼다”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참고인 신분인 이씨의 큰아들(28)도 같은 진술을 하고 있다.
경찰은 남편 박씨(51)가 축산업에 종사했던 기록을 토대로 옛 동료를 수소문하는 등 행적을 추적하고 있다. 또 친인척이 박씨를 마지막으로 본 시점과 의료기록 등을 살피는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이들 모자의 진술이 사실이라면 사체은닉죄 공소시효가 7년이어서 남편 시신을 숨긴 죄에 대해서는 처벌받지 않는다.
이에 따라 경찰은 이들이 한 진술의 진위를 가리기 위해 거짓말 탐지기 조사를 진행했다.
이씨는 지난 4일에 이어 이날 2차 거짓말탐지기 조사를 받고 있다. 경찰이 1차 조사 결과에 신빙성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큰아들에 대한 거짓말탐지기 조사도 이날 오후 진행된다.
거짓말탐지기 조사결과는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수사의 방향을 정하거나 자백을 끌어내는 데 도움이 된다.
조사에 앞서 경찰은 이씨의 생체 반응이 나올 만한 10개 미만의 질문을 정하는데 10시간가량 소요했다.실제 조사는 20분가량 진행됐다.
그러나 경찰은 모자가 말을 맞출 우려가 있어 아들 조사에 대한 분석이 끝날 때까지 이씨 조사 결과를 공개하지 않을 방침이다.
공범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이씨의 금융기록과 통화기록 분석도 진행 중이다. 경찰은 휴대전화 통화기록이 방대해 인력을 추가 투입했다.
이와 함께 이씨가 옛 직장동료이자 내연남인 A(49)씨를 살해하고 시신을 숨겼다고 인정한 만큼 살해 시기 등 혐의를 입증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한편 지난달 29일 오후 9시 30분께 포천시내 한 빌라의 작은방 고무통 안에서 숨진 박씨와 A씨가 발견됐으며, 경찰은 수사에 나선지 3일 만인 지난 1일 피의자 이씨를 검거했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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