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울산시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울산시 환경기본조례 일부 개정안이 시행됐다.
개정 조례는 기업들이 탈황시설을 갖춘 뒤 고유황유(황 함유량 0.5% 이상의 벙커C유)를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환경을 위해 황산화물과 질소산화물 등 오염물질 배출기준은 크게 강화했다.
울산시는 당초 조례를 시행하면서 유해 오염물질과 온실가스 배출량이 획기적으로 줄어들 뿐 아니라 국제유가가 상승할 때 기업체의 연료비 절감 효과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업체들은 벙커C유 보다 값이 싼 LNG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가스업계의 자료에 따르면 2011년 기준으로 울산에서는 281개의 기업들이 LNG를 사용하고 있다. 각 업체별 가스 사용량을 살펴보면 중견 이상 기업들이 모두 LNG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가스업계는 분석했다.
실제로 A업체의 경우에는 산업연료를 올해 벙커C유에서 LNG로 전환했다. 벙커C유와 LNG를 함께 사용하고 있는 B업체도 지난 6월 산업연료로 사용될 LNG 설비를 확장해서 가동 중이다. B업체 역시 벙커C유를 사용하지 않고 있다.
일선 업체들이 산업 연료로 벙커C유를 사용하지 않고 LNG로 전환하거나 사용을 늘리는 이유는 발전단가에서 찾을 수 있다. LNG의 발전단가가 벙커C유에 비해 저렴하기 때문이다. 2011년 기준으로 발전원별 1㎾h당 발전단가는 석유가 225.90원이고 LNG 복합이 141.30원이다.
또 수백억원을 들여 강화된 오염방지시설을 설치하면서까지 고유황유를 사용할 필요성이 없다는 것이 업체들의 중론이다. C업체의 한 관계자는 "막대한 비용을 들이면서까지 강화된 배출 허용치에 맞춰 벙커C유를 사용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면서 "증설하는 공장에도 고유황유를 사용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환경문제도 부담이다.
A업체 관계자는 "공해가 없는 LNG로 교체하고 이에 수반되는 에너지 배관설비에 지속적인 투자를 단행해 환경문제 개선에 노력할 것"이라며 "엄격한 오염배출 기준을 준수해야 하는 벙커C유는 고려대상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고유황유 사용 조례안은 도대체 누구를 위해 개정했는지 모르겠다"고 비꼬았다.
게다가 오는 2017년부터 LNG보다 더 싼 셰일가스의 수입이 예고돼 있다.
결과적으로 대기질 악화 논란으로 4년여간 지역사회에서 갈등을 제공했던 이 조례는 기업현실을 외면하고 시간과 비용만 낭비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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