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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 앞바다 여객선 침몰] "어제 통화가 마지막이라니… 믿기지 않는다" 학부모 오열

■ 침통한 안산 단원고

자녀 상태 몰라 발동동… 속속 진도행 버스에 올라

"안개 심하다고 했는데… 위험속 여행강행에 사고"

16일 수학여행 도중 조난사고를 당한 안산 단원고에는 사고 소식을 접한 학부모들의 울음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일부 학부모들은 바닥에 주저앉은 채 아이의 이름을 부르며 오열을 했다. 특히 숨진 것으로 확인된 단원고 2학년 정모(16)군의 아버지(48)는 "믿기지 않는다"며 울먹였다.

학부형들은 자녀들의 생존 여부 소식을 놓치지 않으려는 모습도 역력했다.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않았으며 실시간 속보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미처 학교로 찾아오지 못한 학부모들은 수시로 학교 교무실로 문의전화를 걸었다. 그리고 사고상황을 물으며 자녀의 상태를 확인했다.

일부 학부형들은 학교 측에 항의하는 모습도 보였다. 한 학부모는 "어젯밤에 아들이 전화에서 '안개가 심해 못 갈 것 같다'고 했다가 '그냥 출발한다'고 하더라"며 "학교 측이 위험한데도 여행을 강행해 사고가 터진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학부모는 "오늘 오전9시 반쯤 아들이 '사고가 일어나 구명조끼를 입고 선상으로 모이고 있다'고 했다"고 말했다.

TV 뉴스에 '학생 전원 구조'라는 자막이 나오자 일제히 환호를 터뜨리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안도감도 잠시. 학부모들은 자녀의 상태를 정확하게 알 수 없자 앉은 자리에서 연신 발을 굴렀다.

결국 불안감을 감출 수 없었던 학부모들은 이날 오후12시30분께 시와 학교 측에서 마련한 버스 6대에 나눠 타고 진도로 출발했다. 눈물을 흘리거나 상기된 표정으로 학교 정문 앞에 마련된 버스에 탑승했다. 차에 타던 중 한 학부모는 "내 아이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책임질 거냐"며 울분을 감추지 않았다.



이날 숨진 것으로 확인된 정모군의 아버지는 "진도로 향하는 버스 안에서 아들의 사망 소식을 들었다"며 "어제 배터리가 없어 급하게 끊은 전화가 마지막이라니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사망한 학생을 애도하는 글들이 이어지고 있으며 현재 단원고 학교 홈페이지는 접속자가 폭주해 마비된 상태다.

일부 학부형들은 "가면 뭐가 달라지겠느냐. 아무도 못 믿겠다"며 학교 대책반 사무실에 남아 있었다.

학교 관계자는 "구조된 학생들이 모여 있는 진도실내체육관으로 가기를 원하는 학부모들을 위해 시와 학교 측이 마련한 버스 총 10대로 계속해서 이동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학교에 남아 있던 학생들의 얼굴도 잿빛이기는 마찬가지였다. 휴교조치를 내린 학교에서 하교하는 학생들은 줄곧 사고를 당한 선후배들을 걱정했고 일부는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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