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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우크라 평화협상 참여하라" 러시아에 최후통첩

불참땐 경제전반 강력제재 시사

우크라는 휴전기한 72시간 연장

"러 무력대응 나설 수 있다" 전망도

우크라이나와 포괄적 경제협정을 체결한 유럽연합(EU) 정상들이 평화협상에 참여하라며 러시아에 최후통첩을 보냈다. 우크라이나 정부도 동부지역을 점거한 친러시아 분리주의 세력과의 휴전기간을 연장하며 대러시아 압박에 나섰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EU 정상은 27일(현지시간) 정상회담 후 내놓은 성명에서 30일까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동부 친러 세력이 평화협상에 응하지 않을 경우 강력한 추가 제재를 하겠다고 밝혔다. 정상들은 구체적으로 △우크라이나 평화협상에 즉각 응할 것 △국제기구의 동부지역 사찰을 허락할 것 △국경검문소 통제권을 중앙정부에 넘길 것 △사로잡은 포로 석방 등 네 가지 조건을 수용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불응할 경우 EU는 에너지·금융·방위산업을 비롯해 경제 전반에 걸친 제재를 시행할 계획이라고 FT는 전했다.

같은 날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이날까지였던 휴전기한을 72시간 연장하겠다고 선언했다. 러시아와 친러 세력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한 조치다. BBC는 이날 우크라이나 정부와 친러 세력이 우크라이나 주재 러시아대사와 유럽안보협력기구(OSCE)의 중재로 협상을 개시했다고 보도했다. OSCE에 따르면 친러 세력은 지난달부터 억류해온 OSCE 사찰단원 4명도 28일 석방했다.

'최후통첩' 이라는 EU의 갑작스러운 강공은 우크라이나·조지아(옛 그루지야)·몰도바 3국이 EU 편입의 전 단계로 풀이되는 경제협정을 맺은 직후에 나왔다. 러시아 제재를 주저하던 EU가 우크라이나와의 협정 체결을 계기로 본격적인 행동에 나선 셈이다.



전문가들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사태의 평화적 해결을 지지하면서도 우크라이나·EU 협정 체결에 강력한 경고를 보낸 만큼 향후 무력대응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러시아 안보 전문가인 마크 갈레오티 뉴욕대 교수는 "포로셴코가 협정 체결의 대가로 동부지역의 통제권을 러시아에 넘기는 밀약을 맺은 게 아니라면 푸틴이 군사행동을 감행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그는 "러시아의 전면적 침공은 현실적으로 어렵고 분리주의 세력에 대한 지원 강화나 우크라이나 정부군을 무력화하기 위한 공습이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고 전망했다.

한편 유럽 재계는 EU 정상들의 최후통첩에 대해 경제적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며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동유럽 주재 독일 기업 모임인 '동유럽경제관계위원회'는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로 독일 내 일자리 2만5,000여개가 사라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의 에크하르트 코르데스 위원장은 "이미 현재의 제재만으로도 기업들은 고통받고 있다"며 "제재는 역내 경제발전에 독(毒)과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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