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살 때 이미 드라이버로 40야드를 날렸던 매킬로이는 골프장에 나가자고 날마다 아버지를 졸랐고 선물로 받은 클럽을 껴안고 잠들 만큼 골프밖에 몰랐다. 아들의 재능을 확인한 아버지 게리는 청소부 등 몇 가지 직업을 더 늘렸고 어머니 로지는 사무용품 공장에서 추가 근무를 해가며 아등바등 돈을 모았다.
부모의 기대대로 '골프신동'으로 불렸던 매킬로이는 방송에 나가 칩샷을 세탁기통에 넣는 묘기를 부리더니 13세 때인 지난 2002년에는 첫 우승컵을 들어올렸고 이후 매년 우승을 도맡아 했다. 2007년에는 아마추어 신분으로 브리티시오픈에 처음 출전해 공동 42위에 올랐고 그해 9월 프로로 전향했다. 프로 데뷔 후 첫 우승은 2009년 유럽 투어인 두바이 데저트 클래식. 브리티시오픈 직후 865위였던 매킬로이의 세계랭킹은 대회를 치를 때마다 껑충껑충 뛰었고 두바이대회 우승으로 16위까지 치솟았다. 이후 2009년 말 세계랭킹 10위에 이름을 올린 매킬로이는 US오픈 우승으로 '메이저 챔피언' 타이틀을 얻은 지난해 당당히 2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5일(한국시간) 혼다클래식 우승으로 마침내 세계랭킹 1위에 올라서기 전까지 10개 대회에서 매킬로이는 공동3위-3위-2위-2위-공동4위-1위-공동11위-2위-공동5위-2위로 일관되게 좋은 성적을 냈다. 이제 관심은 얼마 동안 왕좌를 지킬 수 있느냐로 쏠린다. 기자회견에서 "얼마나 오랫동안 머물 수 있을 것 같나"라는 질문을 받은 매킬로이는 시계를 보며 "15분 정도?(15분 뒤 기자회견을 마치고 대회장을 떠나겠다는 뜻)"라고 재치 있게 넘기는 여유도 보였다.
타이거 우즈(미국)에게서 '황제' 칭호를 뺏은 매킬로이는 오는 9일부터 마이애미에서 열리는 월드골프챔피언십(WGC) 캐딜락 챔피언십에서 우즈와 재대결을 벌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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