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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 인 이슈] 류치 베이징 올림픽 조직위원장

'중화주의 부활' 전세계 과시 성공할까<br>2001년 유치부터 운명 같이 해온 올림픽 산증인<br>세계 보이콧 움직임 확산·성화봉송 차질로 위기에<br>과거 수차례 난관 극복… 이번에도 잘 넘길지 주목


오는 30일로 베이징 올림픽 'D-100일'을 앞두고 류치(劉淇ㆍ66) 베이징올림픽조직위 위원장은 눈코 뜰새 없이 바쁘다. 올림픽 주경기장인 '냐오차오(鳥巢ㆍ새둥지)' 주변의 새단장을 감독하랴, 'D-100일'기념 마라톤대회을 주관하랴, 그는 분초를 쪼개 하루 일정을 소화한다. 그는 올림픽은 물론 사전 행사를 통해 '중화(中華)주의 부활'이라는 거대 프로젝트를 지휘하며 13억 인구의 힘을 과시하고 있는 것이다. 류치는 지난 2001년 베이징 시장 재직시절에 올림픽 유치를 성공시키고, 이후 올림픽 조직위원장에 올라 무려 8년간 올림픽과 운명을 같이 해온 베이징올림픽의 산 증인. 그는 중국 공산당 중앙의 지침에 따라 베이징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를 통해 전세계에 중화주의의 화려한 부활을 알리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그는 "베이징올림픽은 중화민족 역사상 중요한 의의를 가지는 대사이며, 국력 증강과 국제적인 지위 상승을 이루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우리는 중앙의 요구에 따라 녹색 올림픽, 과학 올림픽, 인문 올림픽이라는 3대 이념을 실천할 것이며 특색 있고 수준 높은 올림픽을 만들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류치는 중화주의 부활을 알리는 도구로 올림픽 개막식과 해외성화봉송을 매우 중시한다. 그는 "올림픽 개막식은 5,000년 역사와 56개 민족 13억 인구를 가진 중국의 우수성을 개막식을 통해 세계에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면서 "개막식의 성공은 올림픽 성공의 절반"이라고 강조했다. 성화봉송에 대해 "올림픽성화의 해외봉송을 통해 우리 중국의 문화적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그런데 차질 없이 착착 진행되던 올림픽 준비가 지난 3월 초 티베트 사태 이후 갑자기 꼬이기 시작했다. 전세계에서는 올림픽 보이콧 움직임이 확산됐고, 당장 지난 3월 24일 그리스 아테네에서 열린 성화 채화식에서는 '국경 없는 기자회' 로버트 메너드 사무총장 등 회원 3명이 삼엄한 경비망을 뚫고 식장에 뛰어들어 베이징올림픽 참가 거부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면서, 류치 위원장의 연설이 일시 중단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미스터 베이징올림픽'이라 불리는 그는 10여년 전만해도 철강전문가였다. 류치는 1959년 현재 베이징 과기대의 전신인 베이징철강학원에 입학한 이후 우한철강에서 30년 넘게 일하다가 1993년부터 '철강업계의 꽃'인 야금공업부 부장에 올랐다. 그러나 1998년 중국의 정부조직 개편으로 야금공업부가 없어지면서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그는 베이징시 부서기 및 부시장에 발탁되면서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다. 두 번째 위기는 2003년 사스(중증호흡기증후군) 사태 때였다. 희귀 돌림병으로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하고 베이징 경제가 마비되면서 당시 베이징시 최고 책임자였던 그의 퇴진이 불가피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베이징시 2인자인 멍쉐눙(孟學農) 시장이 퇴진하는 선에서 사태가 마무리되면서, 류치는 오히려 롱런의 발판을 마련했다. 류치에게 닥친 세 번째 위기는 지난 2006년 발생한 '천량위(陳良宇) 스캔들'이었다. 장쩌민(江澤民) 계파의 대표주자인 천량위 전 상하이 당서기가 뇌물수수 혐의로 낙마하면서 같은 계파인 류치에게까지 사정의 칼날이 겨눠졌지만, 그는 이 칼날도 가볍게 피하고 지난해 가을 17차 공산당 당대회에서 정치국 위원에 재선됐다. 이런 그를 두고 중국 정계에서는 남 다른 관운을 타고난 인물이라고 부르기도 하지만, 그의 위기 돌파능력은 결코 우연만은 아니다. 티베트 사태 이후 전세계에서 거세지는 최근의 베이징올림픽 보이콧 움직임은 류치가 맞는 네 번째 위기인 셈이다. 그가 베이징올림픽의 실무 사령탑으로서 이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한다면, 역사에 길이 남을 업적을 남기고 명예로운 은퇴의 길을 가게 되겠지만, 반대의 경우 책임을 면하기 어렵게 된다. 차기 국가주석으로 유력시되는 시진핑(習近平) 국가부주석이 올 초 베이징올림픽 영도소조 조장에 전격 선임돼 류치의 손에 중국의 차기 정권이 결정할 중대 카드가 쥐어진 셈이다. ◇류치 약력 ▲ 1942년 중국 장쑤(江蘇)성 우진(武進) 출생 ▲ 1964년 베이징(北京) 철강학원 졸업 ▲ 1968년 베이징 철강학원 대학원 졸업 ▲ 1968년 무한(武漢)제철 입사 ▲ 1990년 무한제철 당 위원회 서기 ▲ 1993년 중국 야금공업부 부장 ▲ 1998년 베이징시 부시장 ▲ 1999년 베이징시 시장 ▲ 2001년 베이징올림픽조직위원회 주석 ▲ 2002년 베이징시 서기, 제16기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 2007년 제17기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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