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 구미디지털산업지구가 지난 2008년 지구 지정 이후 6년째 제자리걸음만 하고 있어 관련 지역 주민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19일 구미시 등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2008년 5월 구미시 금전동과 산동면 일원 470만㎡(142만평)를 구미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하고 구미디지털산업지구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오는 2020년까지 1조3,040억원을 투입해 첨단 정보기술(IT)산업 특구와 연구개발(R&D)센터, 국제학교, 외국인 정주시설 등을 조성하기로 했다.
하지만 공사 시행을 맡은 한국수자원공사는 '투자금 회수가 불확실하다'는 이유를 내세우며 산업지구에 편입할 토지보상을 미루고 있어서 사업 착수 시기도 가늠할 수 없는 실정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산업지구 일대 토지 지주들은 6년째 재산권 행사를 하지 못하고 있다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더구나 해당 지구는 내년 8월4일까지 실시계획을 경상북도에 접수하지 않으면 지정이 해제된다. 때문에 상당수 지주들은 손해배상을 청구하겠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구미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지난해 총리실에서도 수자원공사에 강력한 사업진행을 요구했고 시에서도 수 회에 걸쳐 실시계획 승인신청서를 내년 2월까지 제출할 것을 요구한 결과 최근 긍정적인 답변을 들었다" 고 밝혔다. 내년 상반기부터 구체적 성과가 나타나 지정이 취소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게 구미시의 의견이다.
그러나 수자원공사는 '사업성 검토'를 내세운 채 여전히 뒷짐만 지고 있다.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사업지구의 예상 보상 단가가 너무 높고 규모가 방대한 데다 최근 들어 정부가 부채와 관련한 공기업 개혁을 강력히 요구하는 마당에 투자금 회수가 불투명하다고 판단되는 사업을 시행하기는 무리"라고 부정적인 의견을 밝혔다. 이어 "구미시와 정부 지원이 보장된다면 적극 검토해 볼 수 있다"면서 "현재는 보완책을 마련해 시행하는 방안을 찾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무부서인 대구 경북 경제자유구역청 관계자도 "정부의 강력한 공기업 개혁으로 사업이 더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지방자치단체 지원과 수자원공사가 자구책을 마련하는 등의 방법으로 절충점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로서는 뚜렷한 대책이 없다고 자인한 셈이다.
이러한 미온적인 움직임에 대해 이 일대 주민들도 사업시행 여부가 빨리 결정되기를 촉구하고 나섰다. 지난 2일 금전동과 산동면 주민 40여명은 구미시장실을 점거하고 조속한 사업추진이나 산업지구 지정해제 등을 요구하며 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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