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타임스(FT)는 2일 인도네시아 두부 업계가 대두 가격 폭등에 맞서 정부에 파업을 경고했고 이란에서는 닭고기 가격 급등에 항의하는 시위가 전국에서 벌어졌다고 보도했다. 폐쇄사회인 이란에서 정치ㆍ종교적인 이유가 아닌 다른 목적의 시위가 벌어지는 것은 매우 보기 드문 광경이라고 FT는 전했다.
56년 만에 최악의 가뭄으로 세계 최대 옥수수 수출국인 미국의 올해 수확량이 급감하자 멕시코에서는 옥수수로 만든 주식인 토르티야 가격이 급등하면서 사재기가 극성을 부리고 있다. FT는 "멕시코인들은 2007년 옥수수 가격 폭등으로 이른바 '토르티야 폭동'을 겪은 경험 탓에 옥수수 사재기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유엔도 최근 "국제유가 상승과 극심한 가뭄, 주요 곡물 생산국의 수출 규제 등이 한꺼번에 맞물리면서 곡물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며 "2007~2008년 경험했던 식량위기를 다시 한번 맞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2007~2008년 식량난 당시에는 아시아 방글라데시에서 남미 멕시코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지역에서 폭동 사태가 발생했고 결국 아이티와 마다가스카르 정부의 붕괴로까지 이어진 바 있다.
이번 곡물 가격 급등의 최대 피해자는 소득의 75% 이상을 식량 구입에 써야 하는 최빈국과 빈곤층이다. 이들 스스로 식량을 구입할 능력이 떨어지기도 하지만 구호단체나 기관의 구호용 곡물 구매능력도 줄어들게 된다. 따라서 아프리카와 일부 아시아 국가를 중심으로 대규모 폭동 발생에 대한 우려감이 확산되고 있다.
FT는 "세계 농업 당국자들과 거래인들은 밀과 다른 곡식 공급이 2007~2008년 당시보다는 풍부하다고 주장하면서도 아이티와 마다가스카르 사태에 이어 2010년 모잠비크에서 발생했던 소요가 재연될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도 "회원국들을 대상으로 실태를 파악할 결과 2007~2008년의 식량난이 재연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지금의 곡물난은 실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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