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30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 자치령인 푸에르토리코의 일반보증채 가격은 전날 6.5% 급락하며 지난 1998년 이후 하루 최대 낙폭을 기록한 데 이어 이날도 5.0%나 하락했다. 이틀간 하락폭은 최소한 20년 만에 최대치다. 이날 2035년 7월 만기인 일반보증채 가격은 평균 66센트(달러 기준)에 마감하며 지난해 3월의 93센트에서 29.0%나 폭락했다. 최근 3거래일간 하락폭만도 15%에 이른다. 지난주 말 알레한드로 가르시아 파디야 주지사가 "푸에르토리코는 720억달러에 이르는 부채를 갚을 능력이 없다"고 선언한 후 투자가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있다.
현재 푸에르토리코는 채권자와의 타협을 통해 하루하루 위기를 넘기는 상황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푸에르토리코전력청(PREPA·프레파)은 채권자들과의 협상을 통해 이날 만기가 돌아온 4억1,600만달러의 채무 상환을 연기하는 데 성공했다. 채권단이 푸에르토리코의 첫 디폴트 사태를 막고 프레파가 구조개혁을 통해 총 90억달러에 달하는 채무를 완전히 갚을 수 있도록 시간을 준 셈이다.
문제는 채권자들이 언제까지 인내심을 발휘할 수 있느냐다. 주정부 산하 공공금융공사와 정부개발은행도 오는 15일과 8월1일 각각 9,400만달러, 1억4,000만달러를 상환해야 한다. 푸에르토리토 주정부의 경우 한달 내 보유 현금이 바닥날 것으로 보여 셧다운(부분 업무정지) 사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날 국제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피치에 이어 푸에르토리코 신용등급을 이미 정크등급인 'CCC+'에서 'CCC-'로 두 단계나 떨어뜨렸다. S&P는 "현금 유동성이 약화되면서 앞으로 6개월 내 디폴트나 채무조정·구제금융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푸에르토리코 사태로 미 투자가들이 대거 손실을 볼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CNBC방송의 짐 크래머는 "헤지펀드·뮤추얼펀드 등 많은 투자가들이 (높은 금리와 세제 혜택을 기대하고) 푸에르토리코 지방채를 사들였다"며 "푸에르토리코는 그리스(디폴트)나 중국(증시 폭락)보다 투자가들에게 더 중요한 문제가 됐다"고 말했다. 미 헤지펀드는 지난해에만도 푸에르토리가 발행한 지방채 35억달러 가운데 절반 이상을 사들였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