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24일 기자설명회를 열어 '유아교육 발전을 위한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유치원 교육은 공교육의 '뿌리교육'으로서 현행 의무교육과정 9년에 취학 전 3년을 더해 유치원 교육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서울교육청은 내년 시내 공립유치원 197개원 가운데 일단 15곳에 교무행정실무사를 시범배치한 뒤 점차 이를 확대할 방침이다. 교무행정실무사는 누리과정 시행 이후 급격히 늘어난 학비지원 행정 업무를 비롯해 유치원 정보 공시 등을 전담한다. 현장의 교사들은 교육에 전념할 수 있는 시간이 확보된다는 점에서 환영하고 있다.
또 오는 2016년부터는 공립유치원의 학급당 정원을 만 3세는 16명, 만 4세는 22명, 만 5세는 26명 이하로 조정하기로 했다. 사립유치원의 경우 '조절 가능 정원'을 별도로 두고 정원 초과 4명까지는 허용하기로 했다. 사립유치원의 경우 지난 2012년 정해진 학급당 정원 기준보다는 2명씩 늘어났다. 이에 따라 공·사립 간 교육의 질이 더욱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서울교육청 유아교육과의 한 관계자는 "사립유치원의 경우 한계가 있는 만큼 정원을 줄였을 때 오히려 지키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며 "숨통을 틔워 단계적으로 정원을 줄일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장기적으로 유치원 명칭을 '유아학교'로 바꾸는 방안도 추진된다. 유치원은 독일어식 명칭인 '킨더가르텐(Kindergarten)'의 일본식 번역이 그대로 쓰여 일제 잔재가 남아 있다는 것이 교육청 측의 설명이다. 하지만 유아학교로 이름을 바꾸는 데는 어린이집의 반대가 만만치 않다. 2007년부터 일부 국회의원을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유치원 명칭 개정이 추진됐지만 어린이집의 반대에 부딪혀 더 이상 진척이 안 됐다. 이에 교육청 관계자는 "장기적인 과제로 추진하면서 어린이집과 타협 방안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유아교육 종합계획에는 누리과정과 관련해 논의되고 있는 유치원과 어린이집의 통합 상황을 염두에 둔 대책은 빠져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조 교육감은 "유치원과 어린이집이 단일 체계로 묶는 것은 큰 과제"라며 "임용을 통해 배출하는 유치원 교사와 어린이집 보육교사의 통합 관리 문제부터 교육부와 시도교육감 협의회 차원에서 고민을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유아학교로의 개칭 추진 등 서울교육청의 방침을 환영한다"며 "유아교육 발전을 위해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통합해 교육부가 이를 관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