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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국굴기서 화평굴기로 시진핑 외교방향 틀었나

영유권 분쟁 베트남 특사 만나 "이웃 국가는 이사할 수 없다"

역사대립으로 감정골 깊은 日엔 민간라인 통해 우호 표시할 듯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주변국 외교전략이 '대굴국기(큰 나라로 우뚝 선다)'에서 '화평굴기(평화롭게 일어선다)'로 방향전환을 모색하고 있다. 영유권 분쟁을 겪고 있는 베트남과는 갈등해소를 위한 논의에 합의했고 역사문제 등으로 날카롭게 대립했던 일본에도 손을 내밀고 있다. 이는 단기적으로 오는 11월 베이징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의 성공을 겨냥한 것이며 중장기적으로는 미국의 아시아 회귀정책에 대응해 주변국과의 관계개선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28일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시 주석은 전일 응우옌푸쫑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의 특사인 레홍아잉 베트남 공산당 정치국원 겸 상임서기와 만나 양국관계 갈등해소 방안과 공동발전 방안을 논의했다. 특히 이 자리에서 시 주석은 "이웃끼리는 티격태격하는 것은 불가피하지만 어떤 태도와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느냐가 관건"이라며 양국 관계회복 의지를 강조했다. 시 주석은 이어 "최근 몇년간 양국관계 발전은 총체적으로 양호했지만 근래에 큰 타격을 받았다"고 지적한 뒤 "이웃국가는 이사를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같은 시 주석의 발언은 양국 간 관계정상화 의지를 강조한 것으로 풀이되며 지난 5월 중국이 파라셀제도(시샤제도) 중젠섬 인근에서 시작한 석유시추 작업으로 양국 간에 충돌이 일어났을 때 베트남 측이 세 번이나 중국 고위층과의 접촉을 요청했지만 거절했던 중국의 태도와 180도 달라진 것이다. 당시 중국은 베트남 측의 응우옌 서기장과 시 주석 간 전화연결 요청과 쯔엉떤상 주석과의 전화회담 제안을 거절했고 응우옌푸쫑 서기장의 특사 파견도 거부했다.

베트남과의 관계회복은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방중한 레홍 서기는 시 주석과 만난 뒤 류윈산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과 회담해 남중국해 영유권 긴장이 악화하지 않도록 노력한다는 데 합의했다. 양국은 2011년 서명한 '해상현안 해결의 기본원칙에 관한 합의서' 내용에 따라 남중국해 공동탐사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일본에 대한 중국의 태도에도 미묘한 변화의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일본 교토통신 등에 따르면 다음달 중순과 10월 초에 리샤오린 중국 인민대외우호협회 회장이 오사카와 도쿄를 방문할 예정이다. 리 회장은 민간단체의 수장이지만 리셴녠 전 국가주석의 딸로 '시 주석의 친구'로 불릴 정도로 가까운데다 과거 일본 방문 때도 아베 신조 총리나 아소 다로 부총리 등과 비밀회담을 한 전력이 있어 이번에도 시 주석의 메시지를 전달할 가능성이 높다고 베이징 외교가는 보고 있다. BBC는 "중국도 한국을 제외한 모든 주변국과의 불편한 관계가 부담스럽다"며 "중일관계가 민간외교를 통해 화해 무드로 돌아설지 주목된다"고 지적했다.



'국익우선' 원칙에 따라 주변국과의 분쟁에 강경 대응했던 중국이 이처럼 한결 부드럽게 나오는 것은 우선 11월로 예정된 APEC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것으로 보인다. 자칫 껄끄러운 주변국 관계가 APEC에서 드러날 경우 시진핑 외교정책에 오점을 남길 수도 있다.

또 미국의 아시아 회귀정책에 대응하기 위한 방향전환으로도 읽힌다. 한 국가에 집중해 성과를 거두는 '점혈외교'로 한국·몽골 등을 방문하며 미국을 견제한 만큼 이제 불편한 주변국과의 관계를 회복해 미국의 포위전략에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주변국과의 화해 무드를 바탕으로 11월12일 APEC 정상회의 이후 미중 정상회담에서 집중적으로 다뤄질 외교ㆍ안보 문제에서 상대적 우위에 서겠다는 속내도 있다.

다만 일본과의 관계는 좀 더 지켜봐야 할 변수가 남았다. 9월3일로 예정된 중국의 첫 전승기념일 행사에 시 주석이 일본에 어떤 메시지를 던질지가 아직 미지수다. 여전히 A급 전범들을 '조국의 주춧돌'이라고 표현하는 아베 총리의 역사관과 태도가 변하지 않는다면 중일관계 회복은 요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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