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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행 "장기 국채 5조엔 추가 매입"

엔고 대응 금융 완화책 발표 "사전에 예상됐던 수준" 실망<br>엔화가치 75엔 까지 치솟아 "정부 환시장 개입 포석" 분석


일본의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이 경기 둔화와 엔고에 대응하기 위해 5조엔 규모로 장기 국채를 추가 매입하는 금융완화 정책을 내놓았다.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엔고로 기업수익이 악화하고 있는 데다 글로벌 경기둔화까지 겹쳐 일본 경기 회복속도가 둔화할 것으로 전망되자 2개월 여 만에 추가 완화책을 제시한 것이다. 하지만 엔화가치는 이날 금융완화책에 대한 실망감으로 또다시 75.84엔까지 치솟아 시장 개입이 임박했다는 관측을 낳고 있다. 일본은행은 27일 열린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지금까지 15조엔 규모로 운영돼 온 자산매입기금을 5조엔 늘리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5조엔의 증액분은 모두 장기국채 매입에 사용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일본은행이 운영하는 자산매입기금은 50조엔에서 55조엔 규모로 확대된다. 일본은행은 유럽 재정위기로 금융시장 불안이 심화한 지난 8월 초 자산매입기금을 10조엔 늘려 총 50조엔으로 확충한 바 있다. 일본은행이 불과 2개월여 만에 다시 기금 추가 확대에 나선 것은 최근의 엔고로 일본 경기가 다시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유럽 재정위기 여파로 선진국은 물론 신흥국 경기까지 둔화되면서 수출에 의존하는 일본 경제는 적잖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실제 이날 회의 직후 발표한 경제ㆍ물가전망 보고서에서 일본은행은 올해 경제성장률 예상치를 기존의 0.4%에서 0.3%로, 2012년 전망치도 2.9%에서 2.2%로 각각 하향조정했다. 소비자물가상승률 전망치 역시 2011년은 0.7%에서 0%로, 2012년은 0.7%에서 0.1%로 각각 낮춰 일본 경제의 발목을 잡은 디플레이션이 앞으로도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정책금리는 연 0∼0.1%인 현행 '제로 금리'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다만 이 같은 완화책은 이미 사전에 예상됐던 수준으로 시장은 일본은행의 발표 내용에 적잖은 실망감을 드러내고 있다. 바클레이즈 캐피털의 모리타 교헤이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일본은행의 추가완화 내용은 생각할 수 있는 한도에서 최소 규모에 그쳤다"며 "게다가 아직 기금이 여유있게 운영되고 있는 만큼 현 상황에서 기금 증액 효과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이날 일본은행의 발표가 일본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을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어차피 직접 엔고를 억제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는 없는 이번 완화책은 조만간 있을 시장개입을 정당화하기 위한 조치라는 것이다. 노무라증권의 이케다 유노스케 외환 스트래티지스트는 "발표 내용 자체는 실망스러운 수준이지만, 시장개입의 길을 열었다는 점에서 볼 때는 엔고억제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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