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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공사, 내놓은 땅 안팔려 울상

1조2,300억 규모 62개 용지 매각나섰지만 4필지만 낙찰<br>재무구조 개선 어려움 겪어

대규모 용지 매각 부진으로 서울시 SH공사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달 경쟁입찰 방식을 통해 매물로 나온 약 1조2,300억원 규모의 용지 대부분이 주인을 찾지 못하는 등 용지 매각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 작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

11일 한국자산관리공사 전자자산처분시스템 '온비드'에 따르면 SH공사는 지난달 분양공고를 내고 문정 등 13개 지구 총 62개 용지에 대한 매각을 진행했지만 입찰 결과 주인을 찾은 땅은 단 4필지에 그쳤다. 특히 은평뉴타운에서 나온 21개 용지는 단 한 건도 낙찰자를 찾지 못했다. 낙찰된 4개 용지조차 3건은 단독입찰이었다.

SH공사 판촉팀 관계자는 "이번 매각 대상 용지에는 재감정을 통해 가격을 낮춘 미매각 용지도 포함돼 있다"며 "일단 수의계약을 진행한 후 오는 20일 재입찰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SH공사는 재매각에서도 팔리지 않을 경우 1년 후 다시 감정평가를 실시해 가격을 하향 조정해 매각을 추진할 방침이다.

하지만 용지 매각이 계속 부진할 경우 SH공사의 투자비 회수에도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부채 감축을 위한 자구 노력으로 마곡지구 용지 등 각종 용지에 대한 조기 매각과 은평뉴타운 미분양 물량에 대한 할인분양을 진행하고 있는 SH공사로서는 대규모 용지 매각 불발이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지난 2011년 말 현재 SH공사의 부채는 17조5,254억원에 달한다.



SH공사 관계자는 "은행 등 금융권에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보수적으로 판단해 투자자들의 돈줄이 막히다 보니 아파트는 물론 토지시장까지 좋지 않아 고민"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SH공사의 재무구조에 부담을 주고 있는 임대주택 공급 시기와 규모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서울시의 임대주택 공급 확대 의지가 강하지만 부채 축소를 위해서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처럼 전반적인 사업 재조정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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