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원 기자실에서 오래간만에 김성룡 9단을 만났다. 그는 한국리그에서 포스코의 감독을 맡자마자 팀을 정규 리그에서 우승시켜 한껏 기분이 좋은 것 같았다. 그는 언제 어디서나 즉석 인터뷰에 잘 응해 준다. "감독 노릇 하는 소감이 어떠셔?"(필자) "그다지 좋진 않아요. 손에 돌아오는 게 너무 적어요."(김성룡) 감독의 수당이 한달에 150만원밖에 되지 않는다고 푸념한다. 하지만 김성룡은 팀이 우승했기 때문에 상당한 보너스를 챙겼다. 소속 팀에서 나온 것은 아니고 연초에 감독들이 수당 몰아주기를 의결했기 때문이다. 어차피 몇푼 되지 않으니까 아예 성적 좋은 감독에게 몰아주기로 한 것. 덕택에 김성룡은 이번 겨울에 2,500만원의 목돈을 얻게 됐다. 흑3으로 우하귀를 보강한 것은 이창호의 승부수였다. 중원의 흑대마가 다소 불안하기는 하지만 실리로 확실하게 따돌려놓고 대마의 사활에 승부를 걸겠다는 작전이다. 흑3을 게을리하면 참고도1의 백1이 따끔한 수가 된다. 흑2면 백3으로 두어 흑의 응수가 마땅치 않다. 백22는 악수. 참고도2의 백1로 슬쩍 물러서는 것이 흑대마를 가장 괴롭히는 공격수였다. 흑이 2로 수습하려고 할 때 백3으로 두었으면 흑이 상변쪽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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