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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 협상 코앞… 석유 메이저, 이란 러시

제재해제 예상에 에너지산업 투자 논의 잇달아

이란 핵협상 마감시한이 닷새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글로벌 석유 메이저 기업들이 잇따라 테헤란을 방문해 이란 당국과 투자를 논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핵협상이 타결되고 경제제재가 풀려 이란산 원유가 세계 시장에 나올 경우 유가를 더 떨어뜨리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2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세계 4대 석유 메이저 회사 중 하나인 로열더치셸과 이탈리아 최대 에너지 기업 ENI 임원들은 최근 테헤란에서 이란 정부 당국자들과 만나 석유산업 관련 현지 투자에 대해 논의했다. 셸 대변인은 "이달 테헤란에서 이란 정부 관계자과 만나 경제제재가 풀리면 투자협력을 어떻게 할지 논의했다"며 "셸과 이란 당국은 앞으로 더 긴밀한 관계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FT에 따르면 클리우디오 데스칼치 ENI 최고경영자(CEO)도 "이란 석유장관과 회담했다"며 "에너지 산업에 투자할 계획이 있다"고 최근 밝혔다. 핵협상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글로벌 에너지 기업들이 이란 당국과의 회동 사실을 공식적으로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러한 흐름이 실제 핵협상 타결로 이어지면 이란은 세계 원유시장에 다시 한번 저유가 바람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이란의 하루 원유 생산량은 270만배럴이지만 핵협상 타결로 미국과 유럽연합(EU)의 대이란 제재가 풀리면 오는 2017년까지 330만배럴로 늘어날 수 있다고 에너지컨설팅사 우드매킨지는 분석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이 경우 당장 내년에 국제유가가 배럴당 5달러에서 많게는 15달러 정도 하락압력을 받을 것으로 예측했다.



한편 국제원유시장을 좌지우지하던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영향력은 과거에 비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OPEC은 이날 발표한 연간 통계 보고서에서 산하 12개국의 지난해 세계 시장 점유율이 2003년 이후 최저인 41.8%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OPEC의 지난해 석유 판매수입도 2013년보다 12.7% 하락한 9,646억달러(약 1,070조1,272억원)로 나타나 2010년 이후 처음 1조달러를 밑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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