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2월 12일] 납본의 날 제정을 희망하며

각국은 국민의 정보 욕구를 충족시키고 당대는 물론 후대에 걸쳐 정보를 널리 이용할 수 있도록 국가 차원의 간행물 데이터베이스(DB) 구축 및 수장 기능을 통해 보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이를 실천하는 주요 수단으로 구입ㆍ기증ㆍ교환ㆍ납본 등이 있는데 그중 '납본'은 가장 강력하면서 실효성이 높은 법적 장치다.

납본이란 도서관 자료를 발행하거나 제작한 자가 일정 부수를 법령에서 정한 기관에 의무적으로 제출하는 것을 말한다. 납본제도는 한 나라에서 당대에 출판된 문헌자료의 수집ㆍ보존, 저작권 보호 기능 등을 수행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수단으로 전세계에서 보편적으로 인정받는 제도다. 세계 거의 모든 나라에서 출판된 문헌을 수집ㆍ보존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로 납본 의무를 강제적 조항으로 법에 명시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새로 발간된 도서는 30일 이내에 국립중앙도서관에 2부를 납본해야 한다.

국립중앙도서관은 원활한 납본제도 시행을 위해 출판사 대표 단체인 대한출판문화협회(출협)에 협조를 요청했고 출협은 지난 1965년 2월18일부터 도서관법에 따른 납본 사무를 대행해오고 있다. 1965년부터 지금까지 출협을 통해 납본 의무를 성실히 수행해온 출판사는 모두 47개사다.

출협은 국가 기록문화 유산으로서 발행자료 납본의 중요성을 진작하기 위해 처음으로 오는 18일 '납본 45주년 기념행사'를 연다. 이웃나라 일본은 납본 업무를 맡은 국립국회도서관에서 1948년 5월25일부터 납본의 접수를 개시했다. 2008년에는 납본제도 60주년을 기념해 납본접수 개시의 날인 5월25일을 '납본제도의 날'이라 정하고 납본제도 보급을 위한 심벌마크와 표어를 작성하기도 했다.

납본된 출판물은 국민 공동의 문화적 자산으로 영원히 보존돼 우리나라 국민의 지적 활동의 기록으로 후세에 계승된다. 우리나라 대표 도서관이자 납본 담당기관인 국립중앙도서관에서도 하루빨리 '납본의 날'을 제정해 납본의 중요성을 알리고 우리나라에서 발행한 간행물이 제때 빠짐없이 수집될 수 있는 계기를 만들기를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