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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이동경로 파악 못하고… 당국 브리핑 오락가락

14번째 환자 시외버스 타고 경기도서 서울로 이동<br>"요원 동행" 밝혔다가… 복지부 "메모 잘못봤다" 번복<br>결국 "격리기록 누락" 털어놔

서울 소재의 한 대형병원 의사(38)가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이 의사에게 병을 옮긴 국내 14번째 메르스 환자의 동선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보건당국이 메르스 증상을 보인 이 환자에 대해 적절한 조치를 취했다는 사실을 입증하지 못해 보건당국의 허술한 방역대책으로 또다시 특정할 수조차 없는 수의 사람이 감염 위기에 처하게 됐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4일 대형병원과 보건복지부 등에 따르면 경기도 소재 B병원에서 메르스에 감염된 14번째 환자(35)는 지난달 18일 B병원에서 퇴원한 뒤 발열 등의 증상으로 같은 지역 소재 병원에 다시 입원했다. 증세가 호전되지 않자 그는 27일 해당 병원에서 퇴원해 시외버스를 이용해 서울로 이동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로 이동한 뒤 시외버스터미널에서 호흡곤란을 호소, 구급차로 서울의 대형병원으로 옮겨졌다. 이 과정에 밀접접촉한 사람은 특정조차 하기 힘들다.

권준욱 복지부 중앙메르스대책본부 기획총괄반장은 이날 열린 메르스 일일상황 보고 브리핑에서 이와 관련된 질문을 받자 한 직원으로부터 메모를 전달 받은 뒤 "14번째 환자는 질병관리본부 요원의 통제 아래 함께 대형병원으로 이동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브리핑 말미에 "메모를 잘못 봤다"며 "질병관리본부에 확인해본 뒤 다시 말하겠다"고 말을 번복했다.

대형병원이 왜 14번째 환자가 입원하자마자 격리조치를 하지 않았는지, 14번째 환자를 직접 진료하지도 않았고 곁에 있던 다른 환자를 돌봤던 의사가 메르스에 감염된 이유를 설명하기 어려운 데 대한 번복으로 보인다.



대형병원 관계자는 이에 대해 "14번째 환자가 메르스 환자인 것은 보건당국으로부터 통보 받아 안 것이 아니라 의료진이 환자가 거친 병원 등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알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상황 설명이 어렵게 되자 "질병관리본부 관계자가 14번째 환자와 동행했는지 여부는 물론 대형병원 의사가 마스크를 착용했는지 여부도 알 수 없다"며 "14번째 환자가 언제 격리대상자에 포함됐는지 기록이 누락돼 있어 알 수 없는 상태"라고 털어놨다. 방역관리가 이런 상황이니 감염환자가 늘어날 수밖에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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