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대형병원과 보건복지부 등에 따르면 경기도 소재 B병원에서 메르스에 감염된 14번째 환자(35)는 지난달 18일 B병원에서 퇴원한 뒤 발열 등의 증상으로 같은 지역 소재 병원에 다시 입원했다. 증세가 호전되지 않자 그는 27일 해당 병원에서 퇴원해 시외버스를 이용해 서울로 이동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로 이동한 뒤 시외버스터미널에서 호흡곤란을 호소, 구급차로 서울의 대형병원으로 옮겨졌다. 이 과정에 밀접접촉한 사람은 특정조차 하기 힘들다.
권준욱 복지부 중앙메르스대책본부 기획총괄반장은 이날 열린 메르스 일일상황 보고 브리핑에서 이와 관련된 질문을 받자 한 직원으로부터 메모를 전달 받은 뒤 "14번째 환자는 질병관리본부 요원의 통제 아래 함께 대형병원으로 이동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브리핑 말미에 "메모를 잘못 봤다"며 "질병관리본부에 확인해본 뒤 다시 말하겠다"고 말을 번복했다.
대형병원이 왜 14번째 환자가 입원하자마자 격리조치를 하지 않았는지, 14번째 환자를 직접 진료하지도 않았고 곁에 있던 다른 환자를 돌봤던 의사가 메르스에 감염된 이유를 설명하기 어려운 데 대한 번복으로 보인다.
대형병원 관계자는 이에 대해 "14번째 환자가 메르스 환자인 것은 보건당국으로부터 통보 받아 안 것이 아니라 의료진이 환자가 거친 병원 등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알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상황 설명이 어렵게 되자 "질병관리본부 관계자가 14번째 환자와 동행했는지 여부는 물론 대형병원 의사가 마스크를 착용했는지 여부도 알 수 없다"며 "14번째 환자가 언제 격리대상자에 포함됐는지 기록이 누락돼 있어 알 수 없는 상태"라고 털어놨다. 방역관리가 이런 상황이니 감염환자가 늘어날 수밖에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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