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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쌍용건설 채권단의 구태

지난 17일부터 이틀 동안 쌍용건설 채권단은 호떡집에 불이 난 듯 정신이 없었다. 위기에 처한 쌍용건설의 미래를 걱정하기 위함이 아니었다. 이유는 딴 곳에 있었다.

바로 서울경제신문이 입수해 17일자로 내보낸 쌍용건설의 자구계획안 때문이었다.

우리ㆍ산업ㆍ신한ㆍ하나ㆍ국민은행 등 쌍용건설의 5개 채권 은행들은 보도가 나간 직후 하루 종일 "당신이 (서울경제에)자료를 줬느냐"며 제보자를 찾느라 법석을 떨었다. 채권단 일각에서는 자료 소스를 색출, 고소를 하겠다는 얘기까지 나왔다고 한다.

하물며 기자에게는 밤 늦게까지 캠코를 비롯한 채권단, 하물며 당사자인 쌍용건설에서까지 자료를 준 사람들을 알려 달라는 전화가 득달같이 걸려 왔다.

쌍용건설은 국내 시공능력평가 13위에 해외에서 매년 수조원의 매출을 거둬들이며 비재벌계 건설업체 중 알짜 기업으로 꼽혀왔다. 그런 쌍용의 운명이 경각에 달린 시점에서 채권단이 기사 제보자를 색출하겠다며 나선 사실이 너무 한가하다. 쌍용건설의 유동성 위기보다 혹여 제보자로 오인 받아 입게 될 자존심의 상처를 더 시급한 문제로 생각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쌍용건설은 채권단으로부터 유동성을 수혈 받기 위해 고락을 같이 해온 360명 이상의 동료들을 떠나 보내야 한다. 그들의 가족은 실직으로 당장 생활고에 직면한다.

무엇보다 쌍용건설의 향후 거취에 따라 운명을 함께해야 할 협력업체 1,400여곳과 협력업체 종사자들까지 존폐의 기로에 서 있다. 그들은 매일같이 초조한 심경으로 회생을 기도한다.

쌍용건설 채권단에게 당부한다. 제보자 색출에 금쪽 같은 시간을 허비하는 대신 쌍용건설 회생을 위해 진정성 어린 마음을 모아주기를 바란다. 쌍용건설을 위해 하루빨리 건전한 지원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제보자 색출에 정열과 시간을 쏟는 것보다 더 생산적이고 국가 경제에도 기여하는 길이 아닐까. 이러니 은행에 '비만 오면 우산을 뺏는 존재'라는 오명이 따라다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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