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G20 정상회의에서는 세계경제 회복과 성장, 금융체제 강화 방안, 녹색성장과 식량안보 등이 논의된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가장 큰 화두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위기 진화를 위한 국제통화기금(IMF)의 재원확충 방안이다. 그만큼 그리스 사태에 대한 위기감이 큰 상황이다.
이번 G20 정상회의의 호스트 격인 펠리페 칼데론 멕시코 대통령은 16일 기자회견에서 "이번 회의에서 IMF 재정확충 규모가 (4월에 합의한 4,300억달러보다) 더 커질 것으로 본다"며 "이번에는 이 문제를 마무리 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프랑스ㆍ멕시코ㆍ러시아 등 G20 의장국들은 그리스 2차 총선 결과에 따라 글로벌 금융시장이 극도의 불안양상을 보일 경우 회의 중간에라도 코멘트를 내놓기로 했다. 위기진화를 위한 G20 재무장관들의 공동 기자회견도 예정돼 있다.
로버트 졸릭 세계은행 총재도 16일 로스카보스에서 기자들과 만나 "세계경제가 매우 위험한 순간"이라며 G20 정상회의에서 강력한 조치가 취해져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하지만 G20 정상회의가 시장의 기대감을 충족시킬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IMF 자금확충 규모가 4,300억달러보다 더 커지기는커녕 당초 합의를 지킬지도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G20 재무장관들은 지난 4월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회의에서 IMF 자금을 4,300억달러(500조원)로 늘려 유럽 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방화벽을 쌓는다는 데 합의했으나 나라별 기여액을 확정 짓지는 못했다. IMF에 계좌를 열어두기는 했지만 막상 아무도 송금하지는 않는 형국인 셈이다.
미국과 캐나다는 유럽의 자구노력이 충분하지 않다며 재원확충에 아예 참여하지 않았고 막대한 현금보유액을 자랑하는 중국ㆍ브라질ㆍ러시아 등 신흥국은 각국이 얼마를 갹출할지 눈치만 보는 상황이다.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는 신흥국이 끝내 돈보따리를 풀지 않으면 유럽 위기에 대응할 자금이 부족해 금융시장 혼란이 확대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질 수 있다.
19~20일 열리는 FOMC에서는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입에도 촉각이 쏠릴 것으로 전망된다. 일단 전문가들은 버냉키 의장이 어떤 형태로든 경기부양 카드를 꺼내 들 것으로 내다봤다.
투자은행인 크레디트스위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FRB가 경기부양에 나설 가능성이 80% 라고 예상하면서 '오퍼레이션트위스트' 연장과 '3차 양적완화(QE3)' 확률이 각각 60%, 15%라고 분석했다. 장기국채를 사들이는 대신 단기국채는 팔아 치워 장기금리 인하효과를 내는 오퍼레이션트위스트는 시중에 직접 돈을 푸는 QE3보다 보수적인 정책이지만 시장을 일단 안정시키는 효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역시 최근 전문가 51명의 설문조사를 통해 오퍼레이션트위스트와 QE3의 확률을 각각 44%, 24%로 제시했다. 최근 미국 고용시장 회복세가 주춤해지고 있어 그리스 사태의 추이에 따라 공격적인 경기부양이 예상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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