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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천안함 ‘어뢰 피격’ 최종 결론

“스웨덴 조사팀, 좌초 아니다”…스웨덴 제한적 동의 등 의혹도 여전

국방부는 13일 천안함이 잠수함에서 발사된 음향유도어뢰에 의한 수중 폭발로 침몰했다는 내용 등을 담은 ‘천안함 피격사건 합동조사결과 보고서’를 발간, 공개했다. 보고서를 통해 국방부는 천안함이 “어뢰에 의한 수중 폭발로 충격파와 버블효과를 일으켜 선체가 절단되고 침몰했으며 수중 폭발지점은 가스터빈실 중앙으로부터 좌현 3m, 수심 6~9m 정도”라면서 “무기체계는 북한에서 제조 사용되는 고성능 폭약 250㎏ 규모의 CHT-02D 어뢰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특히 국제해사기구(IMO)의 함정 침몰사고 분석틀인 비(非)폭발과 외부폭발, 내부폭발로 구분해 분석했으며 비폭발과 관련해 일각에서 제기하는 '좌초' 가능성을 배제했다. 이 같은 내용은 지난 5월20일 조사결과 발표 이후 4개월여 만으로 핵심 내용은 당시 발표와 동일했다. 하지만 천안함의 우현 프로펠러가 한쪽으로 휘어진 경위와 천안함 내ㆍ외부에선 폭약성분이 발견됐지만 결정적 증거로 작용한 어뢰추진체에서는 폭약성분이 검출되지 않은 이유에 대한 설명이 충분치 않다는 지적은 해소하지 못했다. 또 어뢰추진체가 북한산(産)임을 입증하는 어뢰 카탈로그를 공개하지 않은 것이나 어뢰추진체에 쓰인 1번 잉크가 북한산임을 입증하지 못한 것도 아쉬운 대목으로 꼽혔다. 이와 함께 합조단에 참여했던 4개국 중 스웨덴은 자신들이 참여했던 부분에 동의한다며 최종보고서에 대한 제한적인 동의의사를 밝혀 논란이 예상된다. ◇좌초가능성 배제= 보고서는 무엇보다도 좌초가능성을 배제했다. 보고서는 “우현 프로펠러 변형 분석 결과 좌초됐을 경우에는 프로펠러 날개가 파손되거나 전체에 긁힌 흔적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손상이 없어 5개 날개가 함수 방향으로 동일하게 굽어지는 변형이 발생했다”며 “스웨덴 조사팀은 이 같은 변형은 좌초로 발생할 수 없고 프로펠러의 급작스런 정지와 추진축의 밀림 등에 따른 관성력에 의해 발생될 수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고 설명했다. 또 외부폭발 유형을 수상폭발(순항ㆍ탄도미사일), 기뢰폭발, 어뢰폭발, 육상조종기뢰(MK-6) 폭발 등으로 구분해 미국과 한국의 조사팀이 분석한 시뮬레이션 결과를 제시하는 한편 미국과 영국, 한국 조사팀의 의견을 종합한 결과 어뢰에 의한 폭발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한국 조사팀은 수심 7m에서 TNT 300㎏의 폭발력에 의해 침몰했다는 시뮬레이션 결과를 제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수심 6m에서 TNT 250㎏, 수심 7m에서 TNT 300㎏, 수심 7~9m에서 TNT 360㎏의 폭약이 각각 폭발했을 때 천안함 절단면과 유사한 폭발현상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측은 좌현 3m, 수심 6~9m에서 TNT 200~300㎏ 정도의 폭발로 천안함이 침몰한 것으로 판단했다. ◇기뢰폭발 배제…어뢰폭발 재확인= 기뢰폭발 가능성에 대해서는 수중 폭발을 일으키는 비접촉식 계류기뢰의 설치가 사고해역의 조류로 인해 사실상 불가능하고, 육상조종기뢰(MK-6)도 1977년에 설치했다가 재작년에 수거한 데다 천안함을 절단할 수 있을 정도의 폭발력이 없다는 이유로 배제했다. 이번 발간된 것은 천안함 사건에 대한 사실상 ‘최종 보고서’ 성격으로, 천안함 선체와 사고해역에서 발견한 북한제 어뢰추진체에 흡착된 비결정 산화알루미늄이 동일한 성분으로 수중폭약의 폭발재라는 기존 발표 내용을 재확인했다. 천안함 생존자들이 서해 북방한계선(NLL)과 인접한 경비구역에서 정상적인 항로로 운항하다가 당했고, 순간적으로 함정이 절단된 점 등을 고려해 침몰원인을 어뢰에 의한 폭발로 인식했다는 생존 장병들의 진술한 내용도 자세히 소개했다. 사고 직후 천안함 최원일 함장은 직속상관인 22전대장인 이원보 대령에게 “어뢰 같다”는 내용으로 통화했고, 통신장 허순행 상사는 레이더기지 당직병과 “어뢰 피격으로 판단된다”는 내용으로 교신했다. ◇1번 잉크 제조국 식별 못해= 결정적 증거인 어뢰추진체 부품에 쓰인 '1번' 표기 잉크의 원료를 정밀 분석했지만 대부분의 국가에서 유사한 원료를 사용해 제조국을 식별할 수는 없었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북한의 잠수함(정)이 공해상을 우회해 침투한 것으로 추정한 것은 NLL을 직선으로 관통할 경우 거센 조류의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었고, 당시 북한 잠수함(정)이 수중에서 어뢰를 발사하는데 조류의 영향이 크지 않았을 것으로 분석했다. 합동조사단에 참여한 미국과 영국, 호주, 스웨덴 등 4개국의 조사팀장이 조사 결과에 동의한다고 자필로 서명했으나 3명의 조사팀이 일주일간 방한해 조사한 러시아 조사단의 조사결과는 포함되지 않았다. ◇어뢰추진체 폭약성분 검출 못해…의혹은 여전= 보고서를 내 놨지만 풀지 못한 의혹도 많다. 프로펠러 문제는 좌초 가능성을 제기하는 이들이 꼽은 핵심 의혹인데도 우현 프로펠러가 한쪽 방향으로 구부러진 반면 좌현 프로펠러는 멀쩡한 이유에 대해 시원스러운 해답을 내놓지 못했다. 천안함 선체에선 HMX, RDX, TNT 등의 폭약 성분이 검출됐지만 정작 어뢰추진체에서는 폭약성분이 검출되지 않은 이유에 대한 설명도 없었다. 다만 어뢰 추진체에 쓰인 '1번' 잉크가 어뢰 폭발에도 증발하거나 변색하지 않은 이유로는 ▦수중(수온 3℃)에서 발생한 폭발이었고 ▦어뢰 탄두부에서 폭발이 이루어지더라도 4m에 달하는 전지부가 완충역할을 했으며 ▦1번이 표기된 부분은 추진 후부 내부로 정비구 덮개의 보호를 받고 있었다는 점 등을 제시했다. 1번 잉크가 북한산임을 입증하지 못한 것도 미흡한 점으로 꼽힌다. 보고서는 “1번 표기의 잉크재질 분석을 위해 중국산 유성매직 5점을 분리 분석, 비교 시험했고 페인트 원료에 대해서는 KIST 특성분석센터에 의뢰해 정밀분석을 실시했으나 대부분 국가에서 유사한 원료를 사용해 제조국 식별이 제한됐다”고 밝혔다. 합조단이 천안함을 공격한 것으로 판단한 어뢰의 추진체가 '북한산 CHT-02D'임을 입증하는 북한산 어뢰 카탈로그는 끝내 공개되지 않았다. 보고서는 단지 "(합조단) 정보분석분과로부터 CHT-02D 어뢰의 이미지를 제공받아 10배 이상 확대해 이미지에 기재된 어뢰 각 부분별 길이를 확인, 증거물과의 일치 여부를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합조단에 참여한 미국, 영국, 호주 등 3개국의 조사팀장은 이 보고서의 발견점(finding)과 결론(conclusions)에 동의한다고 자필 서명했지만 스웨덴은 자신들이 참여한 부분과 관련 있는(relevant to the swedish team's participation) 보고서 내용에만 동의한다고 서명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스웨덴 조사팀도 조사과정에 전반적으로 참여했지만 연합정보 태스크포스(TF)에는 참여하지 않아 그런 표현을 쓴 것으로 안다”며 “북한의 어뢰 공격으로 천안함이 침몰했다는 보고서의 핵심 내용에는 동의했다”고 밝혔다. 별도로 전문가 3명을 보낸 러시아 조사단의 조사결과가 포함되지 않은 점도 아쉬운 대목으로 지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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